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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오히려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2020년 06월 11일 (목) 22:17:58 문화부 deupress@deu.ac.kr

 SNS, 유튜브 동영상이 성행하는 요즘 종이 잡지를 읽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고, 잡지의 시대는 막이 내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 잡지산업 전체 매출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잡지를 만드는 것도 모자라 매체를 창간하고 있는 곳이 오히려 늘고 있다.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아이스크림 광고에 등장했던 카피가 이제는 잡지 시장에 딱 어울리는 말이 되었다. 광고 잡지에서 읽히는 잡지로 변화하는 모습을 담는다.
#독립잡지의 등장
 비슷비슷한 내용, 앞뒤로 잔뜩 실린 광고들, 온라인 미디어에 빠진 사람들은 종이 잡지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라보면 콘텐츠만으로 주고객층에게 호소할 수 있는 소규모의 특색있는 잡지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이런 틈새시장을 노린 독립잡지의 활약이 커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독립'이란 이름을 단 잡지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작은 규모로 발행하지만 고유한 편집 원칙과 취향을 고집하는 독립잡지들은 최근에도 다양한 방면에서 성장하고 있다.
 호기심과 용기로 시작해 창간호 이후 1∼2호만에 사라지는 것들도 적지 않지만, 독립잡지계의 `원로'라 부리는 〈싱클레어〉는 15년째에 들어섰다. 개인 작업자들에게 글을 받아 편성하는 방식으로 구독자들로부터 날것의 느낌이 좋다는 평을 이어오고 있다.

독립잡지들은 광고로 제작비를 충당하지 않고, 독자들의 후원을 받거나 잡지를 판매한 수입, 혹은 편집장의 사비로 제작되는 방식이라 발행 주기가 불규칙적이나 시장의 평판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 강점이다.
#브랜드의 진입
 잡지에 제품 광고를 싣던 방식을 넘어서 배달의민족의 〈매거진 F〉, 블랙야크의 〈나우매거진〉, 아모레퍼시픽의 〈뷰티인사이드〉, 현대자동차의 〈VENUE〉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직접 매거진을 제작하며 종이 잡지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 매거진은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의 한계를 넘어 가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하고자 잡지라는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각 브랜드의 특색을 살린 주제와 내용으로 단순히 회사의 제품을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스토리 마케팅을 담고 있다.
#젊어지는 문학, 인문잡지
 올 1월 믿음사에서는 새로운 인문잡지를 창간했다. 인문잡지 〈한편〉 1호인 `세대'는 입소문을 타고 누적발행 부수 1만부를 넘었으며, 지난달 발행한 2호 `인플루언서'도 벌써 추가 인쇄에 들어가는 듯 그 인기가 심상치 않다. 〈한편〉은 `청년팔이의 시대', `네임드 유저' 등 현 시대의 인문학에 대해 젊은 연구자들이 글을 쓰고 젊은 편집자들이 만들며 정기구독자의 75%도 20∼30대다.
 앞서 창비는 새롭게 만드는 문예지와 웹사이트 그리고 문학몹(mob)을 통칭하는 〈문학3〉을 선보였다. 최근 발행된 〈문학3〉 11호는 연분홍 바탕에 강아지 모형의 트렌드한 표지 장식에 `동물과 인간중심주의'라는 묵직한 주제의 글과 폐쇄병동의 코로나19 집단감염 등 현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문학3〉은 기존의 문예지가 독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을 다룬다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문학 웹사이트(www.munhak3.com)도 함께 운영한다.
 한국문예창작진흥원에서는 문학을 꿈꾸는 이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새로운 문학잡지 `한국문예'의 창간도 준비 중이다. 잡지 시장의 경제적 규모는 감소하고 있지만 반대로 그 종류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특정 분야나 관심사를 다루는 잡지들이 많이 나오면서 오히려 우리의 선택 폭은 넓어졌다. 다시 잡지의 시대가 왔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내 취향을 저격할 잡지를 고르기는 더욱 좋아졌다. 빠르게 지나가는 온라인 콘텐츠 대신 마음에 쏙 드는 잡지 한 권과 여유시간을 보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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