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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영화시장 공정한 경쟁 필요
2019년 12월 04일 (수) 18:08:26 사설위원 deupress@deu.ac.kr

우리나라 국민은 연 평균 4.18회 영화를 본다. 이는 미국(3.7회)보다 높은 수치로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간 관객 숫자도 2013년 이후 6년 연속 2억명을 넘어섰으며, 올해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양적 지표는 매우 건강해 보이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많은 영화인들이 현재 한국 영화시장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화시장의 불공정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곳이 극장이다. 특정 영화가 멀티플렉스 상영 시간표를 도배하는, 이른바 스크린 독과점 현상이 점점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논쟁에 처음 불을 붙인 작품은 2006년 개봉작 〈괴물〉이었다. 당시 이 영화가 6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되면서 우려와 비판이 쏟아졌다. 특정 영화가 스크린을 독차지하면 관객은 영화를 선택할 권리를 빼앗기게 되고, 창작자들은 다른 영화와 경쟁할 기회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었다. 특히 `마블 시리즈'로 대표되는 슈퍼히어로 영화가 등장하면서 스크린 독과점 현상은 정점에 달하게 된다. 올 봄에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은 80.9%라는 역대 최고 상영 점유율을 기록했다. 즉, 우리나라 전체 극장의 80% 이상이 〈어벤져스:엔드게임〉 한 편만 상영했다는 의미다. 최근 개봉한 〈겨울왕국 2〉도 73.9%의 상영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11월 23일에는 하루에만 전국에서 1만 6천 회가 넘게 상영되었는데, 이는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일일 상영 횟수보다 약 2,500회 더 많은 수치다. 상영 점유율이 30%를 약간 웃돌았던 〈괴물〉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10여년 사이에 스크린 독과점 현상이 매우 심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영화의 배급과 상영을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자율성'을 주장하며 현 상황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공급자, 즉 배급과 상영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의 입장만을 대변할 뿐, 소비자, 즉 관객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특정 영화가 스크린을 독점할 수 없도록 엄격하고 세밀한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스크린이 몇 개인지에 따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영화 편수가 제한되어 있으며, 이 규정을 어길 경우 각종 지원정책에서 배제된다. 예를 들어, 10개의 스크린을 가진 극장의 경우, 같은 시간대에 최소 8편의 영화가 상영되어야 한다. 그 덕분에 관객은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할 권리를 보장받게 되고, 창작자는 다른 영화들과 경쟁할 기회를 얻게 된다.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스크린을 독차지하지 않고도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적지 않았다. 〈변호인〉은 개봉일 상영 점유율이 13.2%였으나 1,100만명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했으며, 〈국제시장〉, 〈해운대〉, 〈7번방의 선물〉 등도 20%대의 상영 점유율로 시작해서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잘 만든 영화는 편법을 동원하지 않고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사례다.
공정은 현재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제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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