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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체험기-기자 DO 한다 <털모자처럼 따뜻한 캠페인에 참여하다>
2019년 12월 04일 (수) 17:34:14 조희주 기자 jo37377@naver.com

연말을 맞아 곳곳에 자선냄비가 설치되고 기부 소식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나 역시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관련 활동을 찾아봤다.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 것이 아닌 재능이나 노력을 쏟을 수 있는 봉사를 찾던 중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신생아살리기 캠페인'은 뜨개질 키트를 주문해 모자를 완성하면 아프리카 12개국의 저체온증으로 고통받는 신생아에게 털모자와 후원금을 함께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고등학교 때 목도리를 직접 짜는 수행평가가 있었다. 손재주가 좋은 편이 아니라 계속된 실패에 문방구에서 털실을 한가득 구매해야 했다. 제출 기간이 다가왔고 결국 할머니의 힘을 빌렸던 아쉬운 기억이 떠올랐다. `신생아살리기 캠페인'을 봤을 때 꼭 참여해 모자를 완성하고 싶다는 오기가 생겼다. 가장 비싼 키트도 3만원이 넘지 않아 대학생들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나처럼 뜨개질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이지 키트가 추가되었다. 대바늘 없이 실을 틀에 감아 넘겨주기만 하면 된다는 설명에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털실의 색을 고른 후 주문했다.
주문한 지 이틀 만에 도착한 택배에는 코바늘, 후크 등 낯선 도구가 많았다. 자리에 앉아 설명서를 보며 조립한 니팅룸에 실을 걸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어려워 속도가 나지 않았지만 2∼3단을 만들고 나니 감이 잡혔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자 10단은 만들고 보여 달라며 주책이라고 했지만 벌써 완성된 모자가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8단을 마무리할 때쯤 곁에서 지켜보던 친구가 모자뜨기 강좌 영상을 보여주면서 나의 뜨개질 문제점을 지적해주었다. 단의 방향이 잘못된 것을 확인하고는 눈물을 머금고 털실을 다 풀었다. 작은 털모자 하나에도 생각 이상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했다. 다시 시작해야 해서 기운이 빠졌지만 완성시키고 나면 분명 뜻깊을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동영상 강좌를 찾아보고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제공하는 설명서를 다시 정독하면서 단을 쌓았다. 이전과 달리 여유가 생기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뜨개질에 열중했다. 한 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도 많이 줄어 금방 25단을 만들 수 있었다. 반복된 작업에는 익숙해졌으나 마무리 하는 방법이 어려워 여러 동영상을 찾아봐야 했다. 바늘을 이용해 모자를 니팅룸에서 빼내고 실을 잡아당긴 후 묶어주자 그럴듯한 털모자가 손에 쥐어졌다.
털실 사이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거나 실이 삐져나온 곳도 군데군데 보였지만 스스로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라 생각하니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손바닥만 한 모자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니 신기하면서 털모자를 쓰고 있는 신생아의 모습이 떠올랐다. 샛노란 색의 작은 모자를 쓰고 있는 아이에게 좀 더 예쁘게 만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참고했던 동영상의 완성작과 달리 예쁘지는 않았지만 내가 노력하여 만든 털모자라 절로 애정이 생겼다. 물론 돈과 같은 기부도 좋지만 시간을 내어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지 알 수 있었다. 깨끗하게 물 세탁한 모자는 다 마르면 택배로 붙일 예정이다.
아프리카에서는 한 해 250만명의 신생아가 생후 4주 이내에 사망한다고 한다. 밤과 낮의 기온차가 큰 탓에 저체온증에 걸리기 쉬운데 털모자만 써도 사망률이 70%나 줄어든다. `신생아살리기 캠페인'을 통해 나의 작은 노력이 도움 되기를 바란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는 이지 키트를 이용하지 않고 대바늘을 이용해 예쁜 모자를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

조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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