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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극장, 나의 책방-「미드소마」
충격과 공포에 빠트려 누군가에게 믿음을 주는 호르가의 세계
2019년 12월 04일 (수) 17:32:01 김진호(한의학과·2) deupress@deu.ac.kr

예전에 아리 에스터 감독의 〈유전〉을 재미있게 봤었기에 그의 차기작 〈미드소마〉를 보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다. 보고난 후에는 기대를 충분히 부흥했던 작품인 것 같다.
영화는 가족을 잃고 고아가 된 주인공 대니와 그녀의 남자친구 크리스티안이 친구들과 함께 스웨덴의 미드소마 축제로 떠나며 시작된다. 그들은 축제에서 만난 펠레의 사촌이 건넨 대마초를 시작으로 모두가 환각에 빠지며 공포 장면으로 이어진다. 대니는 환각 속에서 자신의 부족함과 상실감에 괴롭힘 당한다. 죽은 부모와 여동생의 얼굴이 떠오르고 크리스티안을 포함한 친구들이 자신을 버리는 상황도 그려진다. 환각에 빠져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현실과 구분 못하는 그녀에게는 엄청난 고통으로 다가온다. 대니가 이러한 과정을 치르는 것에는 숨겨진 영화적 요소가 있다. 환각 현상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자신의 상처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경험시키고 이후에는 마치 처방전처럼 해결책으로 다가간다. 이를 호르가식 세례라고 영화에서 말한다. 대니가 겪는 환각은 1인칭 시점으로 관객에게 전해지며 대니가 보고 있는 환각에 함께 빠져든다. 이는 영화가 이어질수록 강렬해진다.
일행들이 환각 속에서 대면하는 사건 중 하나는 노인 부부의 자살이다. 호르가에서는 72세만 되면 의식을 거치고 절벽에서 떨어져 죽어야 한다. 이점은 대니의 부모가 겪은 죽음과 상반된다. 대니의 부모는 그들도 모르는 사이 죽임 당했다. 그들에게 죽음은 우연이자 피할 수 없었던 불가피의 영역이다. 하지만 호르가에서의 모든 죽음은 확정적이다. 정해진 나이, 정해진 장소에서 스스로 발을 내디뎌 죽어야 한다. 예기치 못한 사고가 아니라 예정된 절차를 밟는 것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호르가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 사고에는 대니를 제외한 사람이 희생되거나 사라진다. 이 장면을 본 대니는 오열하며 그녀가 느낀 감정이 단순한 충격과 공포가 아니였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에 비해 대니는 소중한 것을 잃은 경험이 있다. 호르가의 세계는 불행과 상실감 속에 던져진 누군가에게만 해결책을 제시한다. 단지 독특한 방식으로 일부 사람에게만 적용된다는 점이 낯설지만 누군가는 이에 믿음을 가지기에 대부분의 종교와 다르지 않다. 끝으로 이 영화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대낮의 지옥'이 맞는 것 같다. 일반적인 공포 영화에 거부감이 든다면 미드소마도 괜찮은 선택이다.


 김진호(한의학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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