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6 금 10:57
> 뉴스 > 기획 · 여론
     
[거북이]무분별한 비난보다 열린 마음으로 공감해야
2019년 11월 18일 (월) 16:09:13 김라현 기자 sbdfng@naver.com

지난달 오랜만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82년생 김지영'을 보러가자는 말에 아직 시험이 남아 고민이 되었지만 꼭 보고 싶었던 영화라 흔쾌히 수락했다. 영화관에는 커플 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성이었다. 상영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훌쩍이는 소리들이 들렸다. 잔인하게 피가 튀지도 누군가가 죽지도 않지만 절로 눈물이 나왔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멈추지 못해 얼굴이 퉁퉁 부었다.
영화는 어린 지영이가 상을 닦고 수저를 놓는 모습 뒤에 남동생은 지켜만 보고 있다든가 스토킹을 당했을 때 아버지에게 아무에게나 웃어주지 말고 옷을 단정히 입으라는 말을 듣는 등 주인공 김지영의 성장과정을 담담히 그려냈다.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지만 곳곳에서 보이는 차별에 눈물이 났다. 내가 살면서 당했던 일도 있고 아닌 일도 있었지만 담백하게 표현해 공감이 쉬웠다. 김지영이라는 인물이 2019년을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다큐멘터리를 본 것 같았다.
`82년생 김지영'은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다. 영화를 보지 않고 댓글을 남기는가 하면 혐오 조장과 페미니즘을 강조했다며 별점을 낮게 주고 불매를 하겠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남성 2.79점 여성 9.52점으로 극명하게 갈린 네티즌 평균 점수도 양분화 된 의견을 잘 보여주고 있다. 댓글을 살펴보니 `피해망상을 집약시켰다'와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의 삶에 비하면 순한 맛이다'라는 확연히 구분되는 의견이 많았다. 한 연예인이 영화를 보고 SNS에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악성 댓글과 비난을 받은 받기도 했다. 이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유독 뾰족하다.
학교 익명 게시판 역시 논쟁으로 소란스러웠다. `왜 여자는 자신만 힘들다고 생각하냐. 남자도 힘들다'라는 글은 하루 만에 인기게시판에 올라갔고 이를 반박하는 `영화에 대한 이해를 못한 것 같다'란 글 또한 많은 관심을 받았다. `82년생도 아닌데 자신의 이야기처럼 생각하냐'는 사람도 있었다. 군대 이야기부터 사회 부적응자, 몸무게 등 성별에 대한 각종 편견들이 쏟아져 나왔고 관련 없는 말들로 비난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영화 내에서 성별을 혐오하거나 논란이 될 만큼 문제 삼을만한 장면은 발견하지 못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든 생각이 하나 있다. 왜 공감을 해야 하는 이야기에 잣대를 들이밀어 평가하고 있는지 말이다. 영화는 단지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논란은 각 성별을 차별하는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건 양쪽 성별을 향한 혐오와 비난이 아니다.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82년생 김지영'도 마찬가지다. 영화 주인공과 같은 경험을 하지 않았어도 공감할 수 있고 인상적인 스토리로 관객에게 이해를 이끌어 낸다.
우리 사회는 페미니즘에 과열되어 있다. 모든 분야에 신경을 곤두세워 서로를 공격하기 바쁘다. 지나친 열기를 진정시키고 과격한 태도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82년도에 태어난 김지영은 누군가의 엄마와 아내, 딸이다.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로 이해와 공감을 했으면 한다.

김 라 현 편집국장

김라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동의대신문(http://www.deupress.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최근 인기기사
연명의료결정제도, 장기기증에 대해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죽
멀게만 생각했던 죽음은 내 곁에
[선거]예술디자인체육대학 정:백종
[선거]공과대학 정:김우영 (토목
[선거]IT융합부품소재공과대학 정
[선거]한의과대학 정:이주영(한의
[선거]의료보건생활대학 정:정혜원
[선거]상경대학 정:김현호(유통물
[선거]총학생회 최준영(도시공학전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14-714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엄광로 176번지 동의대학교 상영관 3층 동의언론사 신문편집국
Tel 051-890-1792~3 | Fax 051-890-1819
Deupress.or.kr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2008 동의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upress@de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