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4 목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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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한글
2019년 10월 11일 (금) 15:04:44 문화부 deupress@ac.kr

지난 7월 한글 창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나랏말싸미'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하나인 신미 스님을 등장 시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과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반응으로 온라인이 시끄러웠다. 앞서 1월에는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 말을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말모이'가 개봉했다. 말모이는 주시경 선생이 일제 강점기 초기 시작했으나, 죽음으로 인해 미완성으로 남은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를 일컫는 말이면서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다양한 영화의 소재로 등장하는 한글, 그만큼 관심과 애정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오는 10월 9일은 573돌 한글날이다. 세종 28년인 서기 1446년 음력 9월 상한에 훈민정음이 반포된 것을 기념하여 양력으로 환산해 국경일이 되었다.
한글은 지구상의 모든 문자 가운데 창제한 사람과 날짜가 확실한 유일무이한 글자이며, 만든 원리까지 밝혀져 있는 과학적인 문자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서 한문자와는 서로 통하지 않으므로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자기 뜻을 펼 수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훈민정음 해례본 예의편 첫머리에서 엿볼 수 있듯이 한글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담긴 자랑스러운 문자이기도 하다.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우수성도 인정받았다.
인도네시아 부톤섬 바우바우시에 살고 있는 찌아찌아족은 자신들만의 고유어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역사와 문화를 기록할 문자가 없어 언어조차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지난 2008년 훈민정음학회는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와 한글 사용 및 한글교사 양성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 후 10년간 여러 운영상의 문제가 있었지만 사업은 계속 이어졌고, 현재 마을 곳곳에 한글 간판 및 한글벽화가 그려진 한국 마을도 조성되었다. 이는 한글이 배우고 쓰기 쉬우며,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 K-POP의 세계적인 인기로 한글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해외 각국의 초·중등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최근 5년간 5만여 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교 수는 방과후 수업이나 전공에서 한국어를 채택한 것을 기준으로 28개국 1500개교에 달한다. K-POP의 특성상 유튜브 등 동영상을 통해 개인별로 한국어를 공부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경우까지 합산한다면 그 수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자국의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30여 개국에 불과하다. 우리의 말과 글이 우수함을 인정받고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데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수년 전 광화문 교보문고의 글판에 쓰여진 24자의 짤막한 이 시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꽃과 함께 쓰여진 한글 디자인에서 시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 더욱 반응이 뜨거웠다. 이후로도 꾸준히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양한 우리말 표현과 한글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글의 뛰어난 조형미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에 등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류 브랜드에서 한글이 들어간 의상을 제작하고 가구, 생활용품에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9월 9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린 `한글패션쇼'에서는 40여 벌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서체와 시각적 특징 등 한글의 멋과 정신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단순히 문자나 기록의 수단을 넘어 산업, 디자인, 예술 분야 등에서도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읽고 쓰는 것뿐만 아니라 보고 느끼며, 더 나아가 체험할 수 있는 문자가 되었다. 그 중 손글씨를 꾸며 쓰는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필기구와 종이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캘리그라피는 취미활동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금정구에 위치한 공방 `솔잎향기'에는 캘리그라피의 매력을 담은 다양한 제품들이 가득하다. 이 공방을 운영하는 박미영(금정구·51) 강사는 "4년 전부터 캘리그라피의 매력에 푹 빠졌다"며 "붓글씨를 이용해 캘리그라피를 하다 보니까 한글이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느낀다"며 즉석에서 멋진 솜씨로 `아름다운 한글' 문구를 적어 내려갔다. 부드러운 곡선과 곧은 직선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한글 자체의 아름다움이 캘리그라피가 추구하는 표현을 배가시킨다.
한 주 앞으로 다가온 한글날에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된다. 전국 각지에서 개최될 행사들에는 앞서 얘기한 캘리그라피 체험을 비롯해 전시회, 글짓기, 우리말 겨루기부터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 뽑기, 국산 브랜드 할인 등 독특한 행사도 이어진다. 세종대왕은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형태의 문자를 만들었지만 새로운 시대를 사로잡을 한글은 재미있어야 한다. 가까이서 참여하고 체험해보면 한글의 아름다움과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끼고 즐기는 한글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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