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4 목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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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말(言)과 혀
2019년 10월 04일 (금) 11:47:08 사설위원 deupress@deu.ac.kr

`혀 밑에 도끼가 있다'
`세 치 혓바닥이 몸을 베는 칼'
구전되어 오는 말(言)에 대한, 특히 말조심에 대한 속담들이다. 입에서 나온 말은 주워 담기 어렵고, 누군가에게 전달되어 멀리 퍼진다. 이 주의와 함께, 그 말이 돌아와서 자신에게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口蜜腹劍(구밀복검, 입에는 꿀을 바르고 배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친한 척 말은 정답게 하지만 속으로는 상대를 해칠 생각을 지닌 것을 말한다), 道聽塗說(도청도설,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한다는 뜻으로, 길거리에 퍼져 떠도는 뜬소문을 말한다), 寸鐵殺人 寸鐵活人(촌철살인 촌철활인,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衆口鑠金(중구삭금,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인다). 말에 대한 무서움과 위력, 그리고 길거리의 헛소문이 멀쩡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음을 고사성어들은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 하는 것이 / 남의 말 내가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 /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조선의 작자 미상의 시조이다. 다른 사람에 대해 말을 함부로 많이 하면, 나에 대한 말도 다른 사람들이 하게 된다. 상대방에 대한 어설픈 평가나 근거 없는 비방, 입소문을 만들지 말 것이며, 비수가 되어 본인에게 다시 돌아올 것임을 경고하는 시조이다.
최근에 우리 대학교와 연세대, 전북대 등의 현직 교수들이 강의 중에 일명 `막말'을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속된 학교의 구성원들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 사회적 봉사를 책무로 받은 교수들이 자신의 아집과 망상, 헛된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강요한 것이다. 또, 타인을 비방하는 말을 만들어 내어 사실이 아닌 내용을 퍼뜨리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심지어는 아직 자신의 가치관이나 사리분별이 단단해지지 않은 학생들을 선동하여 모략하기도 한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 결국 자신의 혀로 자신의 목을 치는 결과로 귀결된다.
새하얗고 소중한 상아를 남기는 코끼리 무덤처럼, 진리를 추구하고 예술을 사랑하며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인 상아탑의 고귀함은 이미 퇴색되었다고들 말한다. 더러운 말과 행동으로 그 소중함을 더럽히는 자격 없는 소수의 작자들이 분탕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맡겨진 바를 고귀하고 소중하게 충실하고 있는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한, 물은 다시 맑아지고 상아탑은 다시 새하얗고 고귀한 빛을 발하리라.
예로부터 말조심에 대한 격언이 이처럼 많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례가 전해지는 만큼, 꼭 필요한 말을 적절하게 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인 것이다. 말 한마디, 세 치 혀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자신의 명운을 바꿀 수도 있다. 요즈음은 SNS의 글(文)도 말이다. 三思一言 三思一行(삼사일언 삼사일행, 말을 할 때는 신중히 생각한 후에 해야 한다)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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