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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잘못된 태도, 그들은 왜 과거를 사죄해야 하는가
2019년 10월 04일 (금) 11:27:36 장경준 부산근대역사관 학예연구사 deupress@deu.ac.kr

일본은 지난 8월 2일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 즉 화이트리스트(Whitelist)에서 제외하는 경제 도발을 감행했다. 이에 한국도 일본을 국제 공조가 어려운 나라로 보고 8월 22일에 국제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파기한 데 이어 9월 18일부터는 화이트리스트에서도 배제시켰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은 현재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일본의 경제 도발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무자들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한 한국 대법원판결에 대한 불복에서 촉발했다. 일본은 자신들이 과거사에 대한 배상 책임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생트집을 부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더 이상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일 뿐 속내는 따로 있다. 그들 깊숙이 내재한 극심한 불안감, 그것이 진짜 이유다. 일본의 일개 식민지에 지나지 않았던 한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 북핵 문제에서 여지없이 드러난 미미한 존재감으로 인해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런 불안감을 떨쳐버리고자 그들은 화려(?)했던 과거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거센 반대에도 아베 내각이 평화헌법을 수정하려는 것도, 이번에 한국에 가한 경제 도발도 모두 여기에서 비롯한다.

잘못된 과거로 돌아가 현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본의 태도는 어리석기 짝이 없다. 그런데도 일본은 왜 이러 하는가. 그것은 그들이 과거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을 침탈해 아시아의 평화를 깨뜨렸다. 따라서 과거 잘못을 통렬하게 반성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들은 과거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처구니없게도 피해자인 양 행세하고 있다. 그러니 당연 사죄도 없다. 나치 만행을 사죄하고 지금도 전범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독일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인류는 과거 수많은 경험을 통해 보편의 가치를 깨달았다. 평화가 그것이다. 평화가 없다면 인류의 삶은 지옥과 다름없다. 서로 죽고 죽이는 야만의 세상, 그것이 바로 지옥 아니겠는가. 일찍이 성인(聖人)들께서 사랑, 자비, 인(仁)을 그토록 역설한 까닭도 평화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한국이 일본을 향해 사죄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과거 일본이 인류 보편의 가치를 무참히 짓밟았기 때문이다. 한국을 한낱 배상금을 노려 전향적 한일관계를 저해하는 나라로 보는 일본의 시각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 지금이라도 일본은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 그래야만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

거짓 역사에 휘말리지 않는 태도 필요


현 한일 간의 갈등을 두고 국내 여론이 엇갈린다. 역사를 되돌아볼 줄 모르는 후안무치 일본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는 시민들이 많다. 그런가 하면 과거 일본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현 경제 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관계 개선이 급선무라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모두 나름 일리가 있다. 다만,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거짓 역사', 즉 과거 일본이 한국에 행한 만행을 부정하고 식민 지배를 긍정하는 선전과 선동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거짓 역사'가 만들어지고 일부 여기에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직 우리가 식민사관을 온전하게 떨쳐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체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경제 규모 10위라는 한국의 위상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제 한국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잘 살아갈 수 있는 나라다.
민족사학자 백암 박은식(朴殷植) 선생은 `국혼(國魂)', 즉 역사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평화를 깨뜨린 일본의 과거사를 준엄하게 꾸짖지 못하고 이에 동조하는 것은 과거 일본과 똑같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요, 우리 혼을 잃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평화를 사랑해온 우리 혼을 지켜내야 한다. 이것이 무엇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이며 잘못을 선택한 이웃을 바름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장경준 부산근대역사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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