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9.5 목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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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느꼈던 서핑, 실패조차 즐거웠다
2019년 09월 02일 (월) 17:00:35 김라현 기자 sbdfng@naver.com

강원도 강릉 사천진 해변은 물이 맑고 바다가 얕아 초보자가 서핑을 하기에 적당하다. 강원도 양양이 우리나라 서핑 1번지로 인기를 끌면서 그 주변의 서핑이 가능한 해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때문인지 튜브를 타고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보다 모래사장에 누워 서핑연습을 하거나 파도를 타다가 바다에 빠지는 등 서핑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서핑은 서프보드(surfboard)를 이용해 밀려오는 파도를 타는 스포츠다. 부서지는 파도를 타는 순간 느꼈던 짜릿함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바다에서 안전하게 서핑을 즐기려면 몇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파도 우선권으로 파도의 가장 높은 부분인 피크(peak)에 가까이 있는 서퍼가 주인이 되는 것을 뜻한다. 파도의 피크와 멀리 있던 서퍼가 파도를 가로채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며 이를 스네이킹(snaking)이라 한다. 또 서퍼끼리 부딪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진행 방향을 주변에 알려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보드를 놓쳐서는 안 된다. 주위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서프보드 아래에 붙어 방향 조절을 도와주는 스케그(skeg)가 날카로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모래사장에서 서핑 사전연습이 진행되었다. 서핑 동작은 팔을 노처럼 젓는 `페들링'과 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는 동작인 `테이크 오프', 보드에 서는 `업'으로 총 3가지가 있다. 그중 두 번째 동작이 가장 어려웠다. 보드에 누워 있다가 무릎을 굽힌 자세로 자연스럽게 일어나야 하는데 속도나 발 위치 등 신경 쓸 게 많았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과 달리 몸은 따라주지 않아 `평소에 운동 좀 할 걸'이라는 후회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더운 날씨에 두꺼운 서핑복을 입고 움직이니 땀이 절로 났다. 강사는 "이 동작을 잘 할수록 실전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며 동작이 완벽하게 될 때까지 연습시켰다. 눈앞에 있는 시원한 바다가 간절했다. 강사는 바다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주의를 주었다. 바다 사고 원인 중 하나인 해류를 타게 되면 자신의 의지와 달리 먼 곳까지 떠내려 갈 수 있다.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 육지의 물체를 기준으로 멀리 벗어나지 않았는지 계속 확인해야 한다. 더불어 암초는 표면이 거칠고 단단해서 발로 차거나 부딪힐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바다에 들어가기 전 미리 위치 확인이 필요하다.
드디어 실전이다. 원하는 위치까지 가기위해 페들링을 계속했다. 파도가 올 때는 서핑보드 앞머리를 눌러 몸 사이로 빠져나가게 해야 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큰 파도가 복병이었다. 밖에서 볼 때와 달리 거친 파도에 부딪혀 앞으로 나아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일쑤였다. 결국 강사의 도움을 받아 파도를 타기에 적당한 위치에 도착했다.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다가오자 강사의 신호에 맞춰 테이크 오프 동작을 취했다. 보드가 흔들리자 모래사장에서 연습했던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아 당황했다. 결국 보드에서 일어서자마자 곧장 바다에 빠졌다. 일어서는 순간은 몇 초도 안 되는 찰나였지만 굉장히 길고 짜릿하게 느껴졌다. 기진맥진해서 바다에 나오자마자 모래 위에 누워버렸다. 100M를 전력 질주한 것처럼 숨이 차고 팔다리가 떨렸다.
지치고 힘들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게 아쉬워 다시 도전했다. 어김없이 파도에 부딪혀 밀려나자 앞의 경험을 되살려 팔을 열심히 휘저었다. 어떤 파도가 좋을지 고민을 하다가 다음에 오는 것을 타기로 마음먹었다. 이번에는 일어서기는커녕 보드가 뒤집혀버렸다. 그 후 계속된 시도에도 완벽한 자세와 동작을 취하기는 어려웠다.
잘 하지 못하면 쉽게 싫증이 나지만 서핑은 달랐다. 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는 것과 파도를 넘어가는 페들링 등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다. 성공의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파도를 느끼고 몸을 움직이는 과정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서핑을 즐길 수 있었다.

 김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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