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4 목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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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 모임부터 복지까지 주민 위한 복합 공간
2019년 09월 02일 (월) 16:50:23 조희주 기자 jo37377@naver.com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가야 감고개공원' 옆, 가야동 22통 자리에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공간이 들어서 있었다. 큰 건물은 아니지만 층별로 특색있게 운영되어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마을의 활성화와 지역 주민들의 주도로 발전해나가는 감고개 무인카페를 다녀왔다.
`감고개 무인카페'가 들어서기 몇 년 전만 해도 그 주변 부지는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아 사람들의 왕래가 드물었다. 그래서 부산시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했다. 진행 과정 중 근처 주택가 보상 문제와 도로 확장으로 인해 주변 아파트와 갈등이 있었지만 주민들의 협조로 작년에 무사히 완공되었다.
새롭게 세워진 감고개 무인카페가 들어서면서 주변에는 밤길이 어둡지 않게 LED 가로등이 들어섰고 주민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길도 새롭게 닦였다. 건물은 다용도로 쓸 수 있는 1층과 카페가 있는 2층, 다락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 주민 사랑방은 편하게 주민들이 모이는 공간이며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영화를 상영한다. 한쪽에는 반찬과 밥을 가지고 와서 다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식당도 마련되어 있다.
2층 카페에는 아기자기한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그 옆에는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자판기와 주민이 기부한 토스트 기계가 자리 잡고 있다. 잼과 치즈를 넣어 구워 먹을 수 있으며 돈은 책상 위에 놓고 가면 된다.
다른 카페와 가장 구별되는 특징은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카페로 계획되어 있던 공간이 임금 문제로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판단해 무인카페로 운영을 하며 주민들이 수시로 관리하게 되었다.
카페를 총괄해 운영하던 주민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기구가 `22통 주민협의회'이다. 이 주민 자치 기구에서는 매달 한 번 회의를 통해 어떻게 카페를 운영할지 이야기 나눈다.
하지만 무인카페 운영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바리스타 없이 운영하기 위해서는 커피 자판기가 필수인데 수익이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로 업체가 들어오려고 하지 않아 곤란했다. 발품을 팔아 다닌 끝에 한 업체가 기계를 대여해주면서 감고개 무인카페가 시작될 수 있었다.
다른 걱정거리는 젊은 층의 비중이 적다는 것이었다. 우리 대학 학생 중 근처에 자취하거나 걸어서 통학하는 학생들은 카페를 찾아 쉬었다 가곤 한다. 하지만 옵션이 다양하지 않고 한정적인 커피 메뉴 때문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감고개 무인카페의 운영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단순히 장소 제공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하나의 공간에서 여러 역할을 하고 있다.
2층 카페 중앙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작은 다락방 역시 지역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가야2동 복지 회의 캠프 사무실'로 운영되는 이곳은 전화로 홀로 어르신의 안부를 묻거나 외로움을 덜어드리는 말벗 활동을 한다.
감고개 무인카페에서 중·장년층의 방문이 많아 실버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이 주로 이루어진다. 웃음 치료, 서예 교실, 시 낭송 등 다양한 모임을 열고 있다. 지역 주민분들은 다 같이 한곳에서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반응이 매우 좋다.
이외에도 다양한 명패를 가지고 있는데 먼저 이전부터 부족했던 자원봉사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자원봉사캠프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원봉사캠프장은 봉사 활동 장소뿐만 아니라 봉사와 관련한 교육도 진행한다. 카페 내에서는 카페 정화와 가야동의 불법 광고물 제거, 컴퓨터 및 SNS 교육 활동을 하며 밖으로는 홀로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생필품을 드리는 등 지역 어르신을 위해 다양한 봉사를 하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의 간호학과 학생들은 무인카페에서 진행하는 `중년의 제2막 우리 동네愛 비추다'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활동 중이다. 부산진구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식물을 키우거나,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으며 주민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활동하며 유대감을 키우는 재능기부 자원봉사다.
무인카페 2층 정문 옆에는 무인택배 보관함이 있다. 이는 2층에 있는 `마을지기 사무소' 서비스의 일종이다. 마을지기 사무소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홀로 어르신을 위해 주택 보수 및 공구 대여 등 잡일을 저렴한 가격에 하며 마을 공동체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주연(부산진구·58) 씨는 "무인카페가 들어서고 나서 편안한 쉼터가 생겨 좋았다"고 말했다. 낮에 할 일이 마땅하지 않은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유대감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몇 번 왔다고 한다. 이어 "카페가 생기고 근처 치안이 좋아졌다"며 무인카페의 단점은 없다고 칭찬했다.
끝으로 22통 통장이자 주민협의회 위원장인 한삼수 씨는 "우리 마을에서 이런 카페가 만들어진 것이 자랑스럽다. 특히 먼 곳에서 우리 카페를 찾아오신 분들이 편하게 쉬었다고 할 때 뿌듯하다"며 "앞으로 감고개 무인카페가 주민들의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는 동시에 우리 주민뿐만 아니라 부산에 거주하는 분들이 와서 편하게 쉬면서 의견도 나누고 발전할 수 있는 카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조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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