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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도시농부 도전기
`상추 키우기'
2019년 06월 03일 (월) 12:59:24 공경희 전임기자 deupress@deu.ac.kr

도시농부까지는 아니지만 스스로 먹을거리를 생산해보고자 `상추 키우기'에 도전했다.
베란다도 없는 실내에서 키우는 터라 쉽지 않을꺼라 예상되지만, 이미 홈가드닝을 해본 사람들이 가장 쉽게 키울 수 있는 품종이라는 설명에 망설임없이 용기를 냈다. 일지와 필요한 재료들을 준비하다보니 초등학교 시절 방학숙제였던 식물관찰일기 생각이 났다.
실내 창가에서 키우기 위한 적당한 화분을 검색하던 중 화분과 흙, 씨앗까지 모두 들어있는 세트가 보였다. 홈가드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다 보니 제품 역시 다양해지고 간편해지고 있다.

04.10.(+1) 온라인으로 주문한 세트가 도착했다. 검색해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화분 아래 망을 깔고, 마사토와 배양토를 차례대로 부었다. 오랜만에 맡는 흙냄새였다. 장갑 낀 손가락으로 적당한 간격을 두고 꾹꾹 눌러 씨앗을 심었다. 설명서에는 한 구멍 당 2∼3개라고 쓰여있었지만 혹시나 실패하는 씨앗들이 생길까봐 8∼10개씩 듬뿍 넣어주었다. 그리고 가볍게 흙을 덮어주고 물을 듬뿍 부어주었다.

04.11.(+2) 신문사에 오자마자 화분을 살폈다.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물과 온도는 적당한지 씨앗이 상해서 제대로 발아가 힘든 건 아닌지 온갖 생각이 들었다. 물을 흠뻑 주고도 물뿌리개를 만지작거리며 한참을 화분 옆에 서있었다.

04.15.(+5) 주말동안 사무실을 비웠더니 월요일 아침 여러 개의 싹이 나와 있었다. 새싹이 하나둘 흙을 뚫고 올라왔다. 손가락으로 집기 힘들만큼 작은 씨앗이었는데 5일 만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다니 새삼 그 생명력이 놀라웠다.
04.17.(+8) 하루가 무섭게 새싹들이 올라왔다. 처음과 달리 한 구멍에서 10개가 넘는 싹이 올라온 것을 보니 얼마나 대충 뿌렸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너무 높은 발아율에 당황스러운 것도 잠시 설명서를 믿지 못했던 내가 원망스러웠다. 거의 모든 씨앗이 발아를 한 듯 하다.
04.20.(+11) 처음 발아한 싹들 사이로 이제 막 고개를 내민 싹들도 보인다. 다른 씨앗보다 열흘이 넘도록 늦게 찾아온 새싹을 보니 사람들 중에서도 조금 빠른 사람이 있고, 늦되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상추도 똑같다는 재미난 생각이 들었다.

04.24.(+15) 보름 만에 새싹들이 4cm 가까이 자랐다. 처음 두 개뿐이던 잎도 이제 3∼4개로 늘면서 점차 상추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더 크게 자라기 위해서 공간이 필요한다는 것을 알고 솎아내기를 했다. 원래 필요한 모종만 두고 나머지는 뽑아서 버리는 만큼 키운 것도 아깝고 속상했다. 사무실 한구석에 놓여있던 빨간 딸기 다라이에 남아있던 배양토를 붓고 솎아내기가 아닌 옮겨심기가 시작되었다. 아직은 어린 잎이기에 옮겨심다가 뿌리가 상할까 걱정이 되었다. 나중에는 장갑도 빼고 정말 조심스럽게 아기 다루듯 옮겨심었다. 그렇게 하고도 엄청나게 많은 싹들이 남게 되었다.
04.29.(+20) 사무실 내부 창가에서 키우다보니 항상 일조량이 아쉽다. 그런데 연일 계속되는 비로 적은 일조량마저 사라져 상추가 거의 자라질 않는다.
05.03.(+24) 날씨가 좋아지면서 상추가 잘 자라기 시작했다. 처음 상추를 키우자고 마음먹었을 때 모종을 사다가 심을까 생각했었다. 지금 상추의 크기가 판매하는 모종의 크기쯤 되는 것 같다. 모종을 사서 심으면 잘 자라고 성공할 확률도 높다. 하지만 씨앗을 파종하면 시작하는 모든 과정을 볼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다.
05.13.(+34) 한달이 지났다. 1차 솎아내기에서 한 뿌리씩만 남겼어야하는데 아까운 마음에 더 남겨놓았더니 자랄 공간이 또 부족한듯하다. 

이제는 제법 어린 상추에 가까워 비빔밥, 샐러드와 같은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솎아낸 상추를 깨끗하게 씻어 레몬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로 먹으니 상큼하고 좋았다.
05.17.(+38) 초여름의 햇볕이 강해서인지 더 빨리 자라고 있다. 갑자기 의문이 들어었다. 분명 처음 파종할 때 종합 상추 씨앗을 뿌렸는데 왜 전부 초록색인 걸까. 적상추가 색이 예쁘게 잘 나오려면 직광을 받아야하는데, 실내에서 키우면 그냥 청상추로 자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나의 상추는 모두 청상추가 되어버렸다.
05.21.(+42) 웃자람 현상이 나타났다. 보통 일조량이 부족한 경우 광합성을 위해 빛의 방향에 따라 길게 자라는 것을 웃자람 현상이라고 한다.  이럴 때는 될 수 있는 대로 햇빛을 많이 볼 수 있는 장소로 화분을 옮겨주고 길게 자란 줄기 주변을 흙으로 덧대어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길게 자란 상추를 조심스럽게 뽑아 다시 깊숙이 심었다. 축 늘어져 신경이 쓰였다.
05.24.(+45) 며칠간 더 크고 싱싱하게 자랐다. 하지만 실내라서 넓적한 잎보다는 위로 껑충 자라는 점이 아쉽다.
05.29.(+50) 상추키우기 마지막 날이다. 아직 어린 상추잎이지만 신문 마감일에 맞춰 큰 잎들 위주로 수확을 했다. 다 같이 모여 저녁을 먹을 때 상추가 테이블에 올랐다.
신경쓰이는 일이 너무 많았음에도 먹을거리를 생산했다는 뿌듯함은 무척 컸다. 이런 재미에 도시농부들이 늘고 있고 더 다양한 먹거리에 도전하나보다. 나도 남은 상추들을 계속 키울 생각이다.

1. 준비하기 화분이나 텃밭에 배양토를 넣고 물을 흠뻑 줍니다. 씨앗이 마르면 싹이 나지 않기 때문에 항상 흙을 촉촉하게 해주세요.
2. 씨앗 심기 손가락으로 흙에 구멍을 0.5cm 깊이로 송송 뚫어줍니다. 씨앗은 한 구멍에 2∼3개씩 넣어도 충분합니다. 잘 심은 후 물을 듬뿍 줍니다.
3.솎아내기 한 구멍에서 싹이 2개 이상 자라거나, 간격이 좁아지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솎아내기를 합니다. 새싹을 가볍게 뽑아주세요.
4. 키우기 싹이 점점 자라면 솎아주기를 지속적으로 해주세요. 상추는 볕이 잘 들고 배수와 통풍이 원활한 곳에서 잘 자랍니다.
5.수확하기 잎을 수확할 때는 지속적인 광합성이 가능하도록 아래쪽 겉잎부터 순서대로 땁니다. 한차례 수확이 끝난 뒤에 비료를 주면 다음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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