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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꽃을 보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생겼다
2019년 06월 03일 (월) 12:33:00 김라현 기자 sbdfng@naver.com

거리에서 꽃을 든 사람을 보면 어떤 일이 있는지 괜스레 궁금해진다. 꽃은 그 자체로 화사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생일, 결혼 등 특별한 날의 가치를 높여준다. 향긋한 꽃내음과 함께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으로 가슴 부풀게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꽃을 통해 위로를 받기도 하고 좋은 향기를 맡으며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그래서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일까. 꽃다발 원데이 클래스를 찾았다. 평범한 오피스텔 문을 열자 한쪽 벽에 꽃이 가득했다. 아담한 방은 마치 작은 화원에 들어온 듯했다. 커다란 물통에는 눈에 익은 장미부터 안개꽃,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 꽃말로 꾸준히 사랑받는 리시안셔스 등 프릴같이 하늘거리는 느낌의 꽃들이 꽂혀있었다. 평소에 제비꽃과 같은 아담한 풀꽃을 좋아하는 편인데 가까이서 화려한 꽃을 보니 저마다의 매력이 느껴졌다. 여러 색이 섞여 있는 꽃은 더욱 화사한 느낌을 냈다.
수업에 사용할 꽃은 싱그러운 주황빛 계열의 여름 꽃들로 구성되었다. 주먹 장미, 부르트 장미, 리시안셔스, 다알리아, 틈플라워 등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고 평소에 보지 못했던 꽃이라서 그런지 계속 눈길이 갔다. 그 중 줄기 속이 비어있어 신기했던 다알리아를 들고 꽃다발 만들기를 시작했다. 줄기에 난 가시와 잎을 보기 좋게 정리하면서 줄기가 차가운 이유가 궁금했다. 선생님은 꽃은 더운 걸 싫어해서 차갑게 보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잘 하는 실수가 꽃을 햇볕에 두는 것"이라고 하면서 나에게 뜨거운 손으로 너무 오래 잡고 있으면 꽃이 시들해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해줬다.
꽃다발을 만드는 기본적인 방법인 스파이럴 기법을 사용했다. 꽃을 든 손을 기준으로 나선형으로 돌려 잡는 기법이다. 걱정처럼 줄기가 가장 얇았던 리시안셔스가 힘을 잃고 축 처져 버렸다. 당황한 나를 다독이며 선생님은 리시안셔스를 차가운 물에 넣었다. 잠깐 쉬면서 선생님께 플로리스트를 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3년 전 취미로 시작했지만 꽃이 너무 좋아 직업으로 하게 되었다"며 힘들 때도 있지만 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같이 듣던 수강생도 "꽃을 만지고 있으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공감했다. 나는 처음 해봐서 그런지 그들처럼 큰 변화는 못 느꼈지만 달콤한 향기와 부드러운 꽃잎에 평소보다 기분이 좋은 걸 느꼈고 미소가 지어졌다.
꽃을 철사로 고정하고 포장을 시작했다. 요즘은 단순한 색을 주로 쓴다며 하얀 부직포와 아이보리색 무광 종이로 포장을 했다. 내 손으로 완성된 꽃다발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손재주가 없는 편이라 만들기를 하면 항상 남들보다 못한 결과물이 나왔는데 오늘은 나름대로 예쁘게 된 것 같았다. 내가 만든 꽃다발과 같이 수업을 들은 수강생이 만든 꽃다발은 다른 느낌을 주었다. 같은 꽃을 사용했음에도 풍성했던 수강생의 꽃다발과 달리 차분한 느낌이었다.
꽃을 안고 걸으니 영화의 주인공이 선물 받은 꽃을 들고 거리를 걷는 장면이 떠올랐다. 꽃은 사람을 들뜨게 하는 것 같다. 친구들에게 꽃을 자랑하려 오랜만에 전화를 하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물병에 꽃을 넣었다. 책장에 올려둔 꽃 하나로 집 분위기가 밝아진 것 같았다. 꽃다발 하나로 평범한 하루가 특별하게 바뀌었다.

김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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