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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까만코 내 동생 블루
"블루, 너 덕분에 가족이 다시 이어지는 느낌이야"
2019년 05월 13일 (월) 12:33:04 이은지 기자 dldmswl550@naver.com

 

Dear. 까만코 내 동생 블루

블루야 안녕? 하루종일 너를 따라다니는 누나는 은회색깔 털과 까만코를 가진 내 동생에게 편지를 쓰려고 해. 유기묘였던 블루가 우리 가족이 된지 벌써 3개월이 넘어가. 집은 좀 편해졌어? 대자로 뻗어 코 골고 자는 걸 보면 조금은 편해진 것 같기도 한데, 누나 생각이 맞아? 편지는 평소에 전하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담으려고 해. 살짝 투정도 있을 거니까 잘 들어봐.
블루는 누나가 집을 나갈 때마다 문 앞까지 따라와서는 서운한 눈빛으로 쳐다보잖아. 똘망똘망한 네 표정이 귀엽기는 하지만 누나는 집을 나설 때마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서 기다리고 있을 네가 뻔히 보여서 늘 미안해. 누나는 밖에서도 항상 블루 생각을 하고, 만나는 친구들에게도 꼭 네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을 해. 그러니까 블루도 집에서 창문에 누워 바깥 구경도 하고, 햇빛도 쬐고 있어.
편지를 쓰는 지금, 블루는 뭐할지 생각해봤는데 아마 너는 밥그릇을 비우고는 츄르를 달라며 아빠를 조르고 있을 것 같아. 엄마는 무서우니까 마음 약한 아빠를 공략하겠지? 아빠는 네가 살이 찔까봐 못 본채하고 방에 들어가겠지. 그러면 넌 또 쫓아가서 방문을 긁으며 연신 야옹∼야옹∼ 거리겠지?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너무 작아 들리지 않던 울음소리가 요즘은 귀에 쨍쨍하게 들려서 좋아. 이렇게 귀여운 응석이 하나씩 느는 것은 블루가 우리에게 더 마음을 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엄마랑 아빠도 이런 씩씩한 블루가 좋대.
그럼에도 블루야, 간식은 적당히 먹자. 간식뿐만 아니라 밥도 말이야. 블루가 식탐이 많아서 누나가 곤란할 때가 많아. 지난 설에 할머니한테 혼난 거 기억나지? 차례상에 올려진 생선 조기를 물어서 누나 방으로 도망갔었잖아. 그때 누나가 얼마나 당황했었는데. 또, 매일 새벽 5시마다 밥 달라고 앞발로 얼굴을 툭툭 건드는 네가 가끔 미워. 밥 앞에서는 참을성 없는 내 동생. 그래도 오래오래 살아야하니까 간식이랑 밥은 좀 줄이자. 알겠지?
블루야 있잖아. 네가 오기 전 우리 집은 지금 모습과는 조금 달랐어. 사춘기가 온 누나랑 형이 방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이야기 하는 시간이 없어졌고, 성인이 되어서는 가족끼리 문자를 주고받는 일도 드물게 되었어. 그런데 블루가 오고서는 거실에 모여 장난감 새를 잡으러 쫓아다니는 모습과 벌러덩 누워 애교 피우는 모습을 보느라 온 식구가 방에서 나오게 되면서 대화가 많아졌어. 또 집에 있는 사람이 올리는 네 사진을 통해서 가족들은 더 많은 문자를 주고받게 되었지.
블루가 집안 이곳저곳을 다니며 가족 간에 헐거워졌던 끈을 다시 이어주는 것 같아 고마워. 덕분에 가족의 소중함도 배워 가고 있어. 작고 소중한 네가 일으킨 아주 큰 변화야.
블루야. 엄마, 아빠, 형, 누나가 바라는 건 딱 한 가지야. 아프지 말아줘. 누나는 네가 아플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파. 혹시나 나이 많은 네가 안 좋은 진단을 받을까봐 병원을 데려가는 내내 떨려. 그러니 조금이라도 아프면 꼭 표현해 줘. 그래서 큰 병 키우지 말고 얼른 낫자. 가족들은 네 작은 소리도 귀 기울여 듣고 있어.
얼마 전 목욕한다고 아주 힘들었지? 누나도 계속해서 뿜어지는 네 털에 매우 놀랐었어. 털갈이를 하는 걸 보니 벌써 여름이 다가왔구나. 우리 계절이 변해도 계속해서 더 사랑하자.
까만코 내 동생 블루, 사랑해.

From. 항상 널 지켜보는 은지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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