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3.5 화 15:46
> 뉴스 > 문화 · 정보
     
골목마다 옛 시절 떠올리는 작품 가득 '양림동 펭귄마을'
2019년 03월 05일 (화) 15:00:46 이은지 기자 dldmswl550@naver.com
   

전통 한옥과 선교사들이 지은 서양식 건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광주광역시 양림동은 역사문화마을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갤러리, 식당, 카페와 같은 볼거리가 많아 걸어서 구경하기 좋은 양림동을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작은 `펭귄마을'이다. 주민들이 직접 만든 독특한 미술작품들이 재미있는 분위기를 자아내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폐품들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

펭귄마을의 시초는 거동이 불편한 김종제(71) 어르신이다.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펭귄 같다고 해서 펭귄아재로 불린 어르신은 마을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해서 어느덧 마을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김종제 어르신처럼 주변에 대부분 나이가 많은 주민이 모여 사는 까닭에 뒤뚱뒤뚱 걷는 펭귄이 자연스레 마을을 상징하는 이름이 되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폐가스통과 쇠 파이프로 만든 로봇들이 전시돼 있어 한눈에도 독특한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안에는 알록달록한 색으로 만들어진 미술작품들과 동시들이 붙여진 벽들이 이어졌다. 작품들을 자세히 보니 우그러진 병뚜껑, 이가 나간 그릇, 고장 난 시계와 같은 폐품들로 만들어져 있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작품 아래에 적힌 `형편대로 살자', `시간을 문!고기'와 같은 재치 있는 말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을 대부분은 폐품들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정크아트로 꾸며져 있었다. 마을에 계시는 한 어르신에게 작품들은 왜 폐품들로만 만들어졌냐고 묻자, "새로운 물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주민들이 버린 물건들을 모아 작품을 만들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이어 "처음에는 폐품을 구하러 시내로 나가기도 했는데 지금은 관광객들이 와서 주는 것이 많아서 작품으로 만들 것이 쌓였다"고 덧붙였다.
마을 한편에서는 공중전화박스 안에 DJ 체험부스가 작게 마련돼 있다. 지금은 고장이 나서 체험을 할 수는 없었지만 오래된 LP판들이 있어서 향수에 젖기 좋은 장소였다. 마을 곳곳에는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전자 키보드, 지게와 같은 물건들이 있어서 마을을 따라 걸으며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골동품들과 창의적인 작품들이 어우러지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관광객들이 공감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 마을 사람들 한마음으로 노력

   

펭귄마을이 처음부터 이렇게 알록달록 했던 마을은 아니었다. 일부 집들이 화재로 불에 타서 마을 전체가 침울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런 시기에 촌장인 김동균(66) 씨는 어떻게 마을을 다시 살릴 지 고민을 하다가 마을에 버려진 물건들로 작품을 만들어 분위기를 바꾸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도 동조해 집에 묵혀있던 폐품들을 하나씩 꺼냈다고 한다. 이런 시간들이 모여 정크아트로 탈바꿈 된 지금의 펭귄마을이 탄생하게 되었다.
마을이 밝아지면서 주민들이 힘을 모아 농작물을 공동 재배해 나눠먹는 `펭귄 텃밭'도 이어 탄생하게 됐다. 하나씩 따뜻해지는 마을 모습에 주민들도 화기애애해졌다.
폐건전지로 만든 작품을 수리 보고 있던 촌장은 "마을을 꾸미는데 힘이 많이 들지만 사람들이 알아준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며 힘이 닿을 때까지 마을을 꾸밀 것이라고 했다. 또, "마을 사람들이 내 마음에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 우수 문화마을이 되기까지

최근 전국에서는 펭귄마을과 같이 각 마을에 특색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문화적 도시재생 산업'을 유치하려고 한다. 부산에 있는 유명 관광지 감천문화마을, 동피랑마을 역시 이 일환으로 만들어졌고, 젊은 사람들이 빠지며 활력을 잃은 마을에 새로운 힘이 불어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는다.
펭귄마을이 다른 문화마을들과 차별되는 점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마을 주민들이 자생적으로 만든 문화마을인 것이다. 찾는 사람 없던 작은 마을이 우수 문화마을로 선정되면서 살아나자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이곳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한 때 펭귄마을이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서 예술성 있는 기성작가들이 작품을 기부해 왔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다소 엉성하지만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을 더 선호했다.
촌장인 김동균 씨도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만들어 가는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지금 펭귄마을은 구경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과 함께 정크아트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더 나은모습을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
이처럼 이름도 없는 작은 마을이 오늘날의 펭귄마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터전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지키고자 하는 주민들의 마음이 모인 결과일 것이다.

 

이은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동의대신문(http://www.deupress.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최근 인기기사
우리도 졸업합니다
800년 역사가 담긴 고풍스런 전
골목마다 옛 시절 떠올리는 작품
[꼴뚜기]
영화학과, 파리-에스트 대학과 프
치위생학과 제46회 치과위생사 1
한·일 대학생간의 글로벌 역량 교
2018학년도 취업역량마일리지 시
국제언어교육원 일본 자매대학 한국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7년 연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14-714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엄광로 176번지 동의대학교 상영관 3층 동의언론사 신문편집국
Tel 051-890-1792~3 | Fax 051-890-1819
Deupress.or.kr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2008 동의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upress@de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