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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찾아라 〈191〉 국가대표 보디빌더이자 한의사인 이용현(한의 졸·09학번) 동문
"운동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맞는 치료법을 소개하고 싶어요"
2019년 03월 04일 (월) 14:26:48 조희주 jo37377@naver.com

최근 동래구 수안동에 새롭게 문을 연 `더 아름다운 한의원'을 찾았다. 쌉싸름한 한약 냄새와 온열기구 등 다양한 의료시설이 여느 한의원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입구 진열대에 눈길이 갔다. 선반에는 헬스장에서나 볼 수 있는 보디빌더 사진과 대회 트로피가 놓여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대기실을 지나 복도를 따라가니 운동시설을 갖춘 피트니스실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헬스장을 품은 한의원, 이 독특한 곳을 운영하는 주인공 이용현(한의 졸·09학번) 씨를 만났다.
이용현 씨는 한의사이면서도 국가대표 보디빌더이다. 한의원은 그런 그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이런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이유가 뭘까 궁금해 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운동을 좋아해 중학생 때는 대표선수로 육상대회에 참가할 정도였다고 한다.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친구들과 농구, 축구 가리지 않고 즐기며 운동을 계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가 났다. 운동 중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게 된 것이다. 간단한 수술이라 생각하고 치료를 시작했는데 선천적 이상이 발견되면서 생각지도 못한 후유증을 안게 되었다. 큰 수술과 긴 입원 기간을 거쳐 아기처럼 다시 걸음마를 배우며 힘든 재활 훈련까지 마쳤지만 더 이상 운동은 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힘든 시기였지만 더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라며 그는 당시의 상황을 담담하게 얘기했다. 다니던 대학을 쉬고 다시 입시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원래 관심이 있었고 또 재활의학에 대해 더욱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한의학과를 목표로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노력한 끝에 동의대 한의대에 입학하게 되었다.
한의학 공부를 하면서 재활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는 강의실 뒤에서 철봉을 꾸준히 했다. 그가 사비를 들여 마련한 철봉이지만 강의실에 있던 사람들도 호기심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졸업을 앞두고 한의학과 남자 동기들은 누구나 철봉 매달리기 5개쯤은 거뜬히 하는 근력을 얻었다며 웃었다.
의학 공부와 재활운동 덕분에 무릎도 완치가 되어 다시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때 얻었던 지식을 바탕으로 국내외 헬스 트레이너 자격증은 물론 대회 심판, 교정, 재활, 체중 감량 등 운동과 관련된 여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비단 공부와 운동뿐만 아니라 그는 대학에 입학하고 난 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즐기고 도전하며 살았다고 자부했다. 조금 늦게 시작한 대학생활이라 시간이 아까웠고 다양한 경험에 목말랐었다며 해외 봉사활동, 모델 선발대회, 오지 탐험대, 탤런트 선발대회 등 남들은 한번하기도 힘든 일을 찾아 끝없이 도전했다. 대학 내 홍보대사 활동도 했는데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모든 대외활동에서 배우는 점도 많고 성취감이 정말 컸다고.
그리고 지난해 가장 큰 과제인 세계보디빌딩대회에 도전했다. "운동 전문가라 자부했지만 자격증 몇 개로 저를 나타내기는 싫었습니다. 전문 선수의 몸에 대해 알고 싶고, 내가 운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단계에 오르고 싶었습니다"라며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선택한 대회는 스테로이드 등 약물을 금지하는 내추럴보디빌딩대회로 오로지 운동과 건강한 식단으로만 만든 몸을 증명해야 했다. 몸을 만드는 동안에는 1년 넘게 그램까지 맞춘 식단 조절과 근무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운동에 할애하며 철저하게 준비해 체지방률을 2%까지 줄였다.
결국 지난 5월 ICN 아시안 챔피언십과 INBA 아시아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국가대표로 선발되었고, 6월 체코에서 열린 INBA 월드 챔피언십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직업, 배경 등을 벗어나 오로지 자신의 노력만을 바탕으로 경쟁하고 평가받는 것이 보디빌딩의 매력"이라며 이번 결과에 더욱 뿌듯함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두 번은 못하겠다며 웃었다.
한의원 특성상 허리, 어깨 등 근골격계 질환자가 많은데, 통증 치료 후 건강관리 방법을 몰라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는 이제 그동안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스포츠 재활, 통증과 건강한 다이어트를 전문으로 한의사로서 사람들에게 건강한 몸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용현 한의사는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운동이 가능한 몸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최종 치료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경험을 바탕으로 치료와 함께 제대로 된 운동법도 전파를 해 나갈 거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보디빌딩으로 다져진 몸만큼이나 그의 각오와 포부도 단단해보였다. 운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단계에 올랐던 만큼 한의사로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리고 있는 그를 응원해본다. 

공경희 전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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