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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답게 살 권리, 인권
인권의 선진화 위해 적극적 교육 필요
2018년 12월 03일 (월) 10:43:35 부산인권사무소 조사관 강석권 deupress@deu.ac.kr

오늘날 인권은 국가이미지를 결정하는 대표적 척도이다.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확립하고 존경받는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경제선진국' 뿐만 아니라 `인권의 선진화'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인권수준은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국제적 인권기준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혐오 표현을 비롯하여 사회적 소수자 인권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인권은 사람의 권리가 아니라 사람 `답게' 살 권리로써 `인간의 권리를 넘어 인간이 되기 위한 권리, 인간이 가져야 하는 당연한 권리'다. 즉, 사람이 사람다움을 실현하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인권은 아무런 조건 없이 모든 인간에게 적용된다. 따라서 `∼ 때문에'(빈부, 학력, 직업, 성별, 연령, 지역, 장애 등)라는 어떤 조건으로도 제한할 수 없다.
2018년 12월 10일은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48년 12월 10일 발표한 세계인권선언문을 작성하던 때 제1조 첫 문구인 `모든 인간'을 선언문의 초안에서 영문으로 `all men'으로 표현했다. 이에 인도 대표 한사 메타는 `all men'은 남성 중심의 역사를 반영한다며 `all human beings'를 제시했다. 이를 두고 프랑스, 영국 대표 등이 논쟁을 벌였고, 결과는 `all human beings'로 확정되었다. 이 문제는 세계인권선언문의 역사적 무게에 비하면 사소한 일일 수도 있지만 단어가 바뀌면서 보다 더 `인권'선언문답게 되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잡상인'이라는 용어를 행정에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잡상인'은 보통 지하철 내에서 물건을 파는 이들을 지칭했는데, `잡'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시각이 내포돼 있다고 보았다. 이 단어는 `이동상인'으로 대체했다. 십여 년 전만 해도 교과서에서 `장애인'에 대비되는 표현으로 `정상인'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그러나 장애인은 `비정상인'이 아니기 때문에 `장애인'에 대비되는 표현은 `정상인'일 수는 없다. `매춘'이라는 단어보다 `성매매'가 좀 더 적절한 표현인 이유도 그와 같다. `매춘'은 여성이 돈을 받고 성을 파는 것을 의미해, 정작 성을 사는 남성을 은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있는 외국인 가운데 입국 비자에 명시된 국내 체류기간을 넘긴 외국인 노동자들을 지칭할 때 `불법체류자'와 `미등록이주노동자'라는 두 가지 용어를 사용한다. 체류가 행정적인 처분의 대상일 뿐 사람 자체가 불법일 수는 없다. 따라서 `미등록이주노동자'라를 용어가 적절하지 않을까? `미혼'은 혼인을 해야 하는 것으로 전제하고 아직 하지 않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표현으로, 최근에는 현재 혼인을 하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의 `비혼'을 사용하고 있다.
대학의 인권문제를 보자. 대학자율화정책으로 등록금이 폭등하고, 국가장학금제도가 사회운동으로 도입되었지만 저소득층의 교육기회는 갈수록 협소해지고 있다. 부실대학 퇴출정책으로 인해 폐교된 대학들의 교원, 직원과 학생들의 인권보장이나 법적 보호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학특성화 정책으로 인한 학과통폐합으로 인해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되기도 한다. 학내로 들어와 보면, 대학 학칙에 `학생이 정당 또는 정치적 목적의 사회단체에 가입하거나 그 단체를 위한 활동을 수행하는 등 제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2004년 UN 제1차 세계인권교육프로그램에서는 초중등학교 인권교육 도입을, 2010년 UN 제2차 세계인권교육프로그램에서는 대학, 공무원 대상 인권교육을 강화할 것을 권고하였다. 우리 사회의 인권교육은 어떠한가?
국제적으로 인권교육은 하나의 권리로 정립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 인권교육은 여전히 교육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에서의 인권교육은 여전히 독립된 교과가 아닌 교과서 내에서 일부 단원에 제시하거나 단원의 일부로서 이루어지고 있다. 대학교에서의 인권교육은 법학, 사회복지학 등 일부 학과에서 교과목으로 편성되어 있는 등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고 다양한 전공분야에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이 또한 다수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인권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제공, 대학수준에 맞는 인권 교재 개발, 인권교육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 강사의 양성 등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인권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곳에서 살아 숨 쉰다. 사소하게 생각하는 일상생활의 관행들 속에 무심코 자행되는 인권침해와 차별이 발생되고 있고, 대부분 의도적으로 인권을 무시하거나 침해하려고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침해들이다.
인권침해가 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인권을 수호하는 생활을 위한 첫걸음은 인권 침해행위 그 자체를 느끼고 깨닫는 일이다. 남들은 관행이려니 하고 모르고 넘어가거나 알아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문제의 심각성을 남보다 더 크게 느끼고 문제의 중요성을 날카롭게 지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부산인권사무소 조사관 강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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