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5 수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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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에 위치한 부산 뇌병변복지관
웹디자인, 물건 포장 등 업무 교육 통해 장애인 자립 지원
2018년 12월 03일 (월) 10:29:13 김라현 기자 sbdfng@naver.com

오는 10일은 유엔이 선포한 세계인권선언을 기념하는 `세계인권의 날'이다. 1948년 이후 성별과 신분 등을 떠나 모두가 평등하게 권리를 누려야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보장받지 못하는 약자들이 있다. 사회에서 외면받는 소외계층 중 장애인의 생활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북구에 위치한 부산 뇌병변복지관을 찾았다.  〈편집자 주〉

 

경제적인 자립을 원하는 장애인을 위해 장애인의 구직활동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전문 복지관이 많아졌다. 부산 북구에도 뇌가 손상되어 신체를 움직이기 힘든 뇌병변 장애인의 구직활동을 돕는 `뇌병변복지관'이 있다.
뇌병변 장애인을 어떤 방식으로 돕는지 듣기 위해 복지관의 직업지원팀 박홍준 팀장을 만났다. 그에게 뇌병변 장애인들이 구직하는 데 겪는 어려움은 무엇이냐고 묻자 "시각장애인은 콜센터와 같은 곳에 취직할 수 있다. 반면 전반적으로 신체 사용이 힘든 뇌병변 장애인은 취업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복지관에서는 개인이 잘 할 수 있는 강점을 살리는 데 초점을 둔 교육과정들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현장에 가서 보는 것이 더 좋겠다며 그는 복지관 3층으로 안내했다. 이곳에는 특정 기술을 공부할 수 있는 실습실들이 있었다. 뇌병변 장애인 10명 정도가 모여 있는 수작업실을 방문하자 물건을 비닐로 포장하거나 스테이풀러로 비닐을 찍어 포장을 마감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막 포장을 끝낸 물건을 커다란 상자에 넣으며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물건들은 다이소와 같은 대형 매장에 납품된다.
다음으로는 수작업실 옆에 있는 웹디자인실을 방문했다. 7명 정도의 장애인들이 포토샵 기술을 이용해 직접 아이디어를 고안한 일러스트를 그리거나 포스터를 제작하고 있었다. 한 학생은 그동안 그렸던 포스터를 보여주면서 "컴퓨터 웹 디자인을 열심히 공부해서 애니메이션 제작을 하고 싶다"라는 꿈을 말했다. 복지관의 뇌병변 장애인은 각자의 적성에 맞는 공부를 하며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수익금은 모두 소속 장애인들에게 나눠준다고 한다.
비장애인이 불편을 겪는 장애인을 돕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무조건 도우려고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박홍준 팀장은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을 때 의사를 물어봐야 하고, 구경대상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더불어 장애인을 대하는 에티켓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지켜달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부산 뇌병변복지관 1층에는 카페가 마련되어 있었다. 보통의 북 카페와 비슷하지만 장애인들이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곳이다. `따뜻한 사람들이 사랑으로 아름다운 맛을 만든다'라는 뜻을 가진 따사로미 북 카페에서는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어 인근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몸이 불편한 뇌병변 장애인이 계산대를 맡고, 복합적인 사고가 어려운 지체 장애인은 커피와 빵을 만들며 역할을 분담하여 운영되고 있다. 부산에 장애인이 운영하는 커피숍은 서너 군데 있지만 각기 다른 장애 유형 간 유기적 협업으로 운영되는 곳은 따사로미가 유일하다고 한다.

 

   
 

카페 주방에 들어가니 판매할 커피를 상자에 포장하는 일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과 음료를 만드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계산대에서 능숙한 대화로 주문을 받던 뇌병변 장애인 이임균(북구·30) 씨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메뉴를 외우고 손님을 응대하는 것이 어려워서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말하며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외부 카페에 취업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훈련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따사로미 카페는 고객 응대 능력과 커피를 만드는 일에 대한 숙련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복지관에서는 총 3년의 훈련 기간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1년마다 치르는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훈련 자격이 박탈된다. 이 시험은 장애인들이 직업에 대한 이해와 진로에 대한 고민 등을 하고 있는지 평가한다.

 

   
 

값싼 커피값 덕분에 이곳을 자주 찾기 시작했다는 인근 주민 전복순(부산진구·42) 씨와 이현주(부산진구·40) 씨는"장애인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뿐이다"라며 복지관이 생긴 후 자주 장애인을 접하게 되어 느끼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두 분은 자녀와 함께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장소라며 "이런 복지시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더불어 박홍준 팀장은 "장애인을 자주 접해야 편견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하며 "따사로미 카페가 장애인과 지역 주민이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는 장소가 되어 장애인 인식에 좋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새 따사로미 카페는 운영을 시작한 지 2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외부 카페에 취업을 성공한 장애인은 두 명이라며 복지관 측에서는 이것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아직 우리나라는 장애인 취업의 벽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 씁쓸했다.
사회에 진출한 장애인들이 조직한 `한국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총연합회'와 많은 복지관, 단체 등에서 장애인식 개선 교육을 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장애인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낮은 장애인 복지 수준과 갈수록 높아지는 장애인 빈곤율은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직업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장애인들이 많다. 자립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장애인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 그들이 누려야 할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김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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