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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의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끝없는 갈등
교내 혐연권과 흡연권 상호존중 되어야
2018년 10월 08일 (월) 11:13:53 이은지 기자 dldmswl550@naver.com

술, 담배, 커피는 대학생들이 많이 소비하는 3대 기호식품이다. 캠퍼스에는 담배를 피우는 학우들이 많이 보인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은 위법이지만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 즉 법적 금연구역이 아니면 어디에서든 담배를 피울 수 있어서 흡연자와 비흡연자는 서로 갈등을 겪는다.
이번 본지에서는 두 입장 차이를 절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우리 사회의 오래된 과제 중 하나가 흡연의 유해성 문제다. 개인의 기호 취향에 의한 권리와 피해가 늘 상충해 왔다.
우리나라도 국민건강증진법이 적용되면서 여러 곳에서 시비의 거리가 되고 있다. 대학 캠퍼스 역시 흡연의 문제로 뜨거운 곳 중 하나다. 국민건강증진법 6조 7항에 초·중교육법 및 고등교육법에 의한 학교의 교사(校舍)는 금연 구역이다. 강의실, 휴게실, 강당, 구내식당 및 회의장 등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실외에 흡연구역이 지정되어있다. 지정 구역 외에서도 공공연하게 흡연이 이루지고 있다. 담배를 피울 권리와 싫어할 권리가 상충되는 대학 캠퍼스의 흡연문화 현장에는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다.
우리 대학 익명 게시판에도 교내에서 담배연기가 많이 나서 괴롭다는 글이 하루에 한 번꼴로 게시된다. 학교 측에서도 연구실, 강의실까지 들어오는 담배연기를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금연구역을 지정하는 안내표를 붙였지만 효과는 없었다. 교내에서 담배연기가 퍼져갈수록 비흡연자와 흡연자들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담배연기를 거부하는 혐연권

담배를 피우는 것은 자유이지만 피우지 않는 사람은 담배연기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혐연권'을 주장하는 학우들이 있다.
교내에서 담배연기가 가장 심한 곳으로 도서관 길로 내려오면 보이는 공과대학건물을 뽑았다. 공과대학에 다니는 한 학우는 "왜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벤치에 흡연구역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상경대학처럼 건물 뒤에 흡연구역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많은 학우들이 흡연구역이라고 생각하는 이 벤치는 사실 금연구역이다.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표시가 크게 붙어있음에도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다보니 흡연구역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흡연자들이 만든 `비공식적 흡연구역'은 주로 건물입구에 있어 강의실에도 연기가 들어온다는 항의가 많다.
건물입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한 학우에게, 입구 앞에서 피우는 이유가 있냐고 묻자 "수업이 연강이면 쉬는 시간에 잠시 나와서 담배를 피워야하는데 흡연구역까지 갈 시간이 없다"고 답했다.
자리가 한정적인 까닭에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이 바로 옆에 붙어있는 것도 문제이다. 흡연구역은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분리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것인데 선 하나를 두고 나란히 있어서 혐연권의 입지가 줄어든다.

기호임을 주장하는 흡연권

담배연기에 대한 비판이 커진 가운데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권리인 `흡연권'을 주장하는 학우들도 하고 싶은 말들이 많다.
지난 2015년부터 우리 대학에는 건물마다 지정된 흡연구역이 생기면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던 흡연자의 불편이 커졌다. 흡연자인 정환우(전기공·3)씨는 "군대에 다녀와 복학하니 교내 흡연 장소가 너무나 제한적으로 바뀌어 있었다"며 캠퍼스에 흡연구역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흡연시설이 열악한 것도 문제 삼았다. 국제관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의 흡연구역에는 지붕이 없어서 비가 오면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울만한 공간이 없다. 때문에 나무 아래에 겨우 비집고 들어가거나 인적이 드문 건물 입구에서 쪼그려서 피우는 학우들이 많다. 또, 행복기숙사 앞에 있는 흡연부스는 통풍이 안 되어 퀴퀴한 냄새가 많이 난다.
각종 행사나 건물 공사가 있을 때도 흡연구역을 제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지난 5월 대동제 축제때는 야외음악당 입구 쪽에 임시 흡연구역을 만들었다. 흡연자들은 지나가는 학우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욕을 해서 벽을 보고 담배를 피우는 곤란을 겪었다.

 

 

   
 

우위를 가릴 수 없는 권리

2010년 일본에서는 길을 걷던 어린이가 행인이 날린 담뱃재에 눈이 실명한 사고가 발생했고 이듬해부터 길거리 흡연을 금지했다. 대신 흡연권을 보장하기 위해 환기시설을 제대로 갖춘 흡연부스를 설치해서 우수한 분연문화가 자리잡은 나라로 바뀌었다.
반면 유럽에서 실내흡연은 대부분 금지이지만 길거리흡연에는 별다른 제재가 없다. 흡연권을 중요시 생각하기에 길거리에는 재떨이가 있는 쓰레기통이 흔하다.
우리나라는 2004년, "흡연권과 혐연권이 충돌하면 후자가 우선된다"는 헌재 결정이 났다. 하지만 지금도 두 권리 중 무엇이 더 우세하냐는 논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다. 두 권리가 모두 발현되기 위해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상호간 에티켓을 지켜야한다.
교내 흡연구역에는 쓰레기통이 구비되어 있음에도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와 담뱃갑이 가득하다. 최정자(62·부산진구) 청소아주머니는 "청소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도 금세 담배꽁초들이 쌓인다"며 쓰레받기 속 담배꽁초를 보여줬다. 이처럼 관습적으로 바닥에 담배쓰레기를 버리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비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부정적이게 연출하는 영화나 광고를 보고 흡연자들은 어떠할 것이라며 단정 짓는 태도를 거둬야 한다.
개인의 존엄과 가치의 표현인 `권리'는 우위를 따질 수 없다. 두 권리 모두 충돌하지 않고 발현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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