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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에서 만난 사람
부드러운 고구마라테 속 할머니바리스타의 정(情)
2018년 09월 03일 (월) 11:35:10 조희주 수습기자 jo37377@naver.com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섬을 가득 채웠다. 해안선을 따라 걷다가 특이한 간판을 가진 가게를 마주했다. 이색 카페로 유명한 `욕지도 할머니 바리스타 가게'였다. 할머니가 양푼이 그릇에 우유를 젓고 있는 모습은 도시 카페에서 느낄 수 없는 정감을 준다. 이 가게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음료를 팔고자 할머니들이 직접 육지의 평생교육원에서 커피 바리스타 반을 수료하고 열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가게의 또 다른 비결은 고구마 라테를 비롯한 고구마 마들렌 등 고구마를 이용한 디저트들이다.
욕지도 대부분은 산과 밭이 많은 척박한 땅이다. 이 환경에서도 고구마는 다른 식물과는 다르게 생명력이 끈질겨서 수확이 잘 되었다. 섬의 해풍을 맞으며 자란 고구마는 식감이 좋고 단맛이 강하다고 입소문이 났다. 그래서 지역 상품으로 고구마를 앞세워 관광객이 많이 찾는 카페가 탄생하게 되었다. 욕지도에는 고구마를 얇게 썬 후 볕에 말린 토속 음식이 있다. 말리는 과정에서 고구마의 수분이 증발하면 모양이 비틀어지는데 이것을 `빼떼기'라고 부른다. 가난했던 시절, 주민들과 함께 했던 빼떼기는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 됐다. 고구마 라테와 막걸리에 이 빼떼기가 들어가는데 일반 카페에서 사용하는 파우더가 아닌 섬에서 나는 것을 이용해 묵직한 맛을 낸다. 고구마 막걸리는 일반 막걸리와 다르게 특유의 단 맛이 있어서 술을 싫어하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고구마 라테를 만들고 있는 바리스타 안난희(통영 욕지면·68) 할머니는 "할머니들이 많이 심심해하는데 이 가게를 시작하면서 적당히 긴장감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되었다. 많이 들려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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