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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그때 그 시절 대학가, 그리고 지금
오백원 다방 커피부터 네일샵까지
2018년 04월 11일 (수) 14:38:46 동의언론사 deupress@deu.ac.kr

2018년 4월 10일 동의대신문이 창간 40주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동의대신문사와 함께 한 100여명의 학생기자들은 사회 이슈뿐만 아니라 학내외에 생긴 수많은 사건들을 보도하기 위해서 뛰어다녔다. 학보 창간 40년 그리고 학원 설립 52년간 우리 대학은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발전해 왔고, 500호를 훌쩍 넘긴 신문에는 그 변화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동안 학생기자들의 손을 거쳐 실린 수많은 기사들 중에서 대학가와 관련된 기사를 소개하고, 80년대부터 90년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대학가의 변화된 모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80년대 우리 대학가를 먼저 살펴보면 1985년 9월 7일자 제59호에 그 모습이 상세히 그려져 있다. 〈대학 주변의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어가는지 알아보고 그 문제점을 찾아 새로운 대학촌 문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라는 뜻에서 기획 기사를 다루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교문 앞에서 가남시장 입구까지 본교생들이 출입하고 있는 가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방 및 레스토랑이 8개소, 서점 1개소, 당구장 10개소, 복사집 3개소이며, 그밖에 분식점과 술집을 겸업하는 것이 상당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창기 우리 대학은 학생수가 3천여명에 불과했고, 개교 후 꾸준히 주변 도로정비 사업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상가의 수가 지금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에 그쳤다. 그럼에도 조금씩 대학가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84년부터 주변에 다방과 레스토랑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서면과 인접한 관계로 붐비지 않았고 커피한잔 가격은 5백원 선, 하루 매상은 5만원 수준이었다고 하니 당시 물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또 재미난 점은 학교 앞 다방의 경우 주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리포트를 쓰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은 것을 보면 지금의 커피숍과 그 모습이 많이 닮아 있다.
당시 복사기가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복사 가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학가에 복사된 교재들이 문제로 등장한 것도 이 시기와 맞물려있다. 일부 기성인들은 대학생을 `복사기 학생'이라고 칭하기도 했다며 당시 모습을 꼬집었다.
하지만 80년대 무엇보다 학교 주변에 가장 많은 가게는 당구장이었다. 학교 주변에서 좌우 한바퀴만 돌아봐도 당구장이란 간판이 눈에 띄었고, 취재 범위를 가야파출소까지 늘렸을 경우 업소는 무려 50여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과후에 꽤 붐비는 곳으로 항상 많은 학생이 찾는 당시의 인기 장소였다. 요즘과 달리 당시 대학가의 여가 생활이 다양하지 못한 까닭이다.
기사의 마무리는 〈기성인의 문화는 대학인의 문화와는 별차이가 없다는 점은 상당한 모순을 가지고 있으며 대학인은 진정 그들다운 문화를 가지고 있는가가 의심스럽기도 하다〉라고 쓰여있다. 그때도 지금도 대학생들만의 고유의 문화를 바라는 이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90년대 들어와서 대학생들의 문화는 경제 발전과 함께 확연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저항문화라 불리우던 힘있고 도전적이던 모습은 사라지고 쉽고 편한 것만을 추구하는 기성세대의 유흥문화를 공유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1992년 1월 9일자 150호에는 이러한 형상을 대학가 모습을 통해 알아보고자 기획기사를 실었다. 〈언제부턴가 비판적 공동체 문화에서 자기 이득만을 위하고, 공통적인 일에는 참여하지 않는 이기주의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가 소비지향적인 문화가 합세하기 시작하면서 대학가는 놀고 먹기 위한 상권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대학가=상권'이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다〉라며 당시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우리 대학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91년도 지금의 수정터널 자리에 길이 700미터, 폭 25미터의 넒은 도로가 `가야대로'라는 이름을 달고 개통된 것이다. 이전까지 가야시장 앞을 통과하는 좁은 도로만 이용했던 학생들에게 새로운 대학가 형성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자못 컸다.
개통후 1년이 지난 시점인 기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구도로를 중심으로 밀집해 있는 상가 중 대학생을 주소비자로 하는 업소를 조사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우리 학교 주변 업소들의 수효와 실태는 서점 3곳, 헌책방 1곳, 복사집 3곳, 당구장 23곳, 간이식당·주점 23곳, 오락실 10곳, 선물의 집 8곳, 의류점 36곳, 다방 8곳 등이었다. 이를 비율로 환산해보면, 의류점을 제외한 당구장 및 간이식당·주점이 각각 20%를 차지해 가장 높고, 다음이 오락실, 카페 순으로 나타났으며 서점은 제일 낮은 수치인 2.6%를 나타냈다. 초반의 우려와 마찬가지로 학문의 전당이라고 지칭하는 대학가 주변 환경이 이대로 좋은가라는 반성의 글이 함께 게재되 있기도 했다.
그로부터 7년 뒤인 1999년 10월 11일자 263호에는 대학가에서 새로운 유행까지 만들어지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컴퓨터의 보편화로 인해 새롭게 생긴 PC방인데 대학생들은 정보화 시대 세대인 만큼 성격도 잘 맞고 컴퓨터에 대한 지식도 갖추고 있어서 대학가에서 그 파급정도가 무엇보다고 빨랐다고 전한다. 우리 대학가에서도 PC방은 2∼3건물 건너 하나 존재할 만큼 흔해졌다.
하지만 IMF와 연이은 경제 불황으로 모든 가게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학가 상가들 역시 문을 열고 닫기를 반복했다. 그 사이 대학 입구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던 유일한 서점과, 작아서 학우들이 그 존재를 잘 모르지만 그래도 유일한 공연 장소였던 공연장마저도 90년대 함께 사라져갔다.

오늘날의 우리 대학가 모습은 어떠할까.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이전 기사들과 같은 시각으로 학교 주변 상가를 중심으로 대학가를 취재했다. 그 결과 편의점 4곳, 헬스장 2곳, 커피숍 5곳, 문구점 3곳, 당구장 3곳, 복사집 3곳 외에도 미용실, 네일샵, 오락실, 빨래방, 휴대폰 가게, 분식점, PC방 등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기에 저렴한 안주들로 학생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주던 작은 주점들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고기전문점, 치킨집, 맥주전문점 등 하나의 메뉴로 전문성을 띄고 있는 수십여곳의 식당과 술집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원룸'과 `고시텔'들이다.
예전 대학생들이 주로 하숙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깨끗한 환경에 남들과 함께 사는 불편함이 싫어 혼자 편리하게 사는 주거 형태를 선호하고 있다. 학내 기숙사가 3곳이나 있지만 우리 대학 타지역 학생들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다 보니 대학 주변에 새롭게 생기는 건물들은 대부분 1, 2층은 상가로 이용하고 그 위로는 고시텔의 형태를 띠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지하철 2호선이 가깝다보니 주변에 거주하는 일반 직장인의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에게 대학가는 문화를 누리는 곳이 아닌 삶이 이뤄지는 곳이다 보니 편의점, 빨래방 등의 편의 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새내기 김민주(한국어문학·1) 씨는 "순환버스가 있다 해도 일부러 학교 밖까지 나가지는 않는다. 왔다갔다하기 쉽지 않아 주로 학생회관 식당이나 편의점 등에서 간단히 점심이나 마실 것을 해결한다."며 "학내 여러 가게들이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학생식당과 매점만 단촐하게 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 학내에는 편의점, 커피숍, 음식점들이 다양하게 들어와 있고 각 단과대학마다 학생들이 함께 자리하고 대화할 수 있는 카페형식의 공간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대학내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보니 외부에 대한 관심마저 줄고 있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새내기 김소정(미디어광고학부·1) 씨는 "대학가에 대한 로망이 있었지만 현실은 입학 후 선배들과 다녀온 술집이 전부다."라며 "영화관 같은 문화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아쉬운 점을 지적했다. 서울의 경우 공연장이 모여 다양한 연극을 볼 수 있는 대학로, 인디문화의 산실로 알려진 홍대 앞 놀이터 등 대학문화와 어우러져 특색있는 공간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부산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장소가 없다. 먹고 마시고 놀기 바쁜 대학가보다 여러 가지를 체험하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대학가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 듯 하다. 취재 중 새로운 변화를 엿보기도 했다. 90년대 문을 열고 경양식을 판매하던 가게 `퐁네프'가 함께 영화를 보고 이에 대해 논의하는 공간으로 이용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작은 변화이지만 문화공간이 전무후무한 지금의 시기에 더욱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대학과 그 시대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곳, 대학가.
누구 한사람이 아니라 `동의대 구성원'과 동의대주변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사람들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곳이다.
86년부터 학교 앞에서 복사집을 운영하는 박민재(64·부산진구) 씨는 대학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서로 근황을 주고받고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절 대학생들과 달리 요즘 대학생들은 복사 관련 말만하고 사라진다."며 개인주의 느낌이 강해서 씁쓸하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이 자리에서 생활한 것이 30년이 넘었으니 애정이 없을 수가 없다."며 웃는 그에게서 지난 세월을 엿볼 수 있었다.
지금 터널 위로 새롭게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대학가 한 가운데 이전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휴식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이 곳 역시 우리의 모습이 담긴 새로운 대학가가 될 것이다.
구석구석에 우리 50년의 이야기가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 것인지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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