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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고양이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동아리 이야기
2018년 04월 09일 (월) 17:16:22 이은지 기자 dldmswl550@naver.com

동아리 `나로난길'이 건네는 마음
다른 대학들도 동아리로 돌봐줘
동물단체에서도 지원나서

몇 해 전부터 캠퍼스에는 새로운 식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먹을 것을 들고 있으면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가끔 배를 보여주며 벌러덩 뒤집기도 하는 작은 생물은 바로 `고양이'이다.
 귀여운 고양이들이 한 둘씩 늘어나자 학생들은 이름을 지어주며 반겼다. 주로 인문대에서 보이는 치즈색의 털을 가진 *개냥이 `롱이'는 오래 살라는 의미로 지어졌고, 주황과 흰 털을 함께 가지고 있는 `찐이'는 살이 포동포동 쪘다며 지어진 이름이다. 명명되는 고양이들이 늘어나면서 학생들과의 유대관계도 점점 깊어지고 있는데 교내 고양이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고양이들의 교내적응을 도와주기 위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선 이들은 유아교육과 소속의 학생들이다. `나로 인해서 밝은 앞 길'이라는 뜻을 가진 동아리 `나로난길'은 유아교육과 소속 동아리로서 16년도부터 고양이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사료를 챙겨주고 있다. 비가 오면 사료가 불까봐서 걱정하고, 집을 짓는데 7시간이 꼬박 걸리지만 고양이들의 편한 안식처를 위해서 마음을 다하는 나로난길의 일상을 쫓아가보자.
 그들은 오전과 오후에 걸쳐 하루 2번씩 인문대 뒤, 인문대-도서관 주차장, 도서관 밑에서 사료를 준다. 순번을 정해서 사료를 주기 때문에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배식한 인증사진을 올리고 아픈 고양이가 발견되었거나 특이사항이 있다면 사진도 함께 올린다고 한다. 밥을 주는 사람은 몰라보고 사료 가방만 알아보는 것이 가끔 서운할 법도 하지만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한다. 또, 한 학기에 한 번 혹은 사정에 따라서 더 빈번하게 집을 보수하고 청소를 해서 고양이들의 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데도 노력을 한다. 이런 나로난길의 지극정성인 모습을 보고 무슨 동아리인지 궁금해 하고, 함께하고 싶다는 타과학생들이 많아졌다.
 타과학생들과 함께 활동하는 경우들이 잦아지자 내부에서는 중앙동아리로 추진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최소인원을 충족해야하고 하나의 과에서만 인원이 많으면 안 된다는 중앙동아리의 조건을 맞추기 위해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서 다양한 학과로부터 동아리 구성원들을 모집했다고 한다. 70명 정도가 모여 1차 심사에 통과하였고 현재 2차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그 누구보다 중앙동아리가 되길 기다리고 있을 나로난길의 회장을 만났다. 김유정(유아교육·2) 학생은 1학년 때 교수님의 추천으로 동아리에 가입해 교내 고양이들을 챙기고 있다. 교내 고양이들을 어떤 마음으로 교내 고양이를 바라보냐는 질문에 "나만 고양이가 없다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대학에 와서 그 한을 푸는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마냥 귀여워하는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안쓰럽고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진 것 같다"며 고양이들에 대한 애정과 걱정을 드러냈다. 또, "길고양이가 학대 받지 않는 날을 기다리며 이 세상 모든 *집사들은 파이팅 입니다"라며 고양이들이 행복해질 세상을 말하며 사회의 태도가 보다 따뜻해지기를 바랐다.  
 물론 나로난길와 같은 시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교내 고양이를 달갑지 않게 바라보기도 한다. 교내에서 청소를 하시는 한 아주머니는 "고양이가 쓰레기통을 뒤적거려 청소해놓은 곳이 다시 더러워질 때가 있다"라며 교내 고양이들로 인해 곤란할 때가 종종 있다며 말했다. 또,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다는 안대현(산업경영·3)학생은 "밤에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 나왔는데 고양이들이 갑자기 뛰어다녀서 깜짝 놀란다"며 고양이들의 통행이 어느 부분 제한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로난길 동아리에서도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학우들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대학의 경우에는 어떻게 고양이들과 공생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학교는 우리학교와 마찬가지로 고양이를 관리하는 동아리들이 있다. 동아대의 `냥아치', 국민대의 `추어오', 중앙대의 `냥침반'이 그 예시이다. 돈을 벌지 않는 학생들로 이루어진 교내 동아리에다가, 학교 지원금도 한정적이어서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중성화수술이 필요한 경우 비용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 사정을 너무나 잘 아는 동물보호단체인 `KARA'는 대학교의 교내 고양이를 위해서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이 단체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학 길고양이 돌봄사업'을 벌여 협약을 맺은 대학 고양이 관련 동아리들에게 급식소, 중성화 수술비용 지원 등을 도와주고 있다.
 지난 516호 동의대신문 자유발언대 코너에서 박나연(한국어문학·2) 학생은 힘든 경사 길을 올라와 자리를 잡은 교내 고양이들을 어엿비 여겨달라고 말했다. 새 식구인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고 시선들은 타당하다. 하지만 힘든 학교생활로 인해 여유를 잃은 학우들에게 애교를 피워 웃게 만들고, 때로는 자신을 만지려는 학우들에게 *냥냥펀치를 날려서 고양이의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이 작은 생명체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는 없을지.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된다. 교내 고양이들의 보금자리에 따뜻한 햇볕이 비춰지길.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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