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5 수 11:09
> 뉴스 > 문화 · 정보
     
가공되지 않은 아날로그가 안겨주는 푸근함, 로파이
2018년 04월 09일 (월) 17:07:11 박기현 기자 parkdori95@naver.com

지난 2014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인기 비결은 흔히 `X세대'라고 불리는 세대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비 오는 밤 둘러 앉아 라디오를 듣던 장면, 새로 나온 카세트테이프를 저마다의 방법으로 손질하는 장면에선 누구나 과거의 추억에 빠질 수 있다. 바로 이 추억의 일부분이 로파이(Lo-Fi) 문화다. 지직 거리는 소리가 곁들여진 음악과 약간은 흐릿한 사진이 이에 해당된다. 높은 질을 자랑하는 작품들과는 다르게 푸근함이 돋보이는 덕에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로파이 문화에 빠져본다.
LP로 음악을 재해석

지난해 힙합 프로그램 `쇼 미 더 머니'에 나와 화제가 되었던 가수 딘(Dean)의 노래는 로파이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어 유명하다. 특히 `D(half moon)'는 노래 중간마다 나오는 `지직'거리는 소리와 낮은 음질로 청취자들로 하여금 라디오를 연상케 한다. 독특한 요소 덕분에 이후 유사한 노래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로파이 음악에 참여함에 따라 이 사운드는 로파이 힙합, 로파이 재즈 등 많은 장르로 퍼져나가고 있다.
로파이 음악 덕분에 음향 매체 시장의 흐름에도 변화가 생겼다. 통계청에서 밝힌 지난해 라디오 매체 판매량은 2년 전인 2015년 대비 1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SPOON'과 같은 스마트폰으로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어플들이 등장하는가하고 있다. 그리고 유튜브에는 로파이 음악만 전문적으로 재생시켜주는 채널들도 등장하는 등 대중들의 음악에 대한 수요가 점차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턴테이블의 판매량 또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턴테이블 판매량은 35%나 증가했는데 놀라운 점은 대부분의 고객이 LP를 접해보지 못한 2∼30대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LP는 향수를 느끼고 있는 노년 세대에서부터 새로운 감성에 빠지고픈 청년 세대까지 아우르는 매개체가 되었다.
2∼30대의 LP에 대한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길거리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 중에서 LP를 구경하고 원하는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LP바는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그 곳의 감성을 느껴보기 위해 해운대의 LP바인 `바이닐 펍 뮤즈온'을 방문했다. `바이닐'이란 턴테이블에 올려놓는 음반이란 뜻으로 우리에겐 흔히 LP, 레코드판이라고 알려져 있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면 문틈 사이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확실히 음질이 다름을 느낄 수 있다. 고급 스피커나 고음질 음원으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은 거칠게 들린다. 음악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가게 내부에서 가장 먼저 보인 것은 90년대에나 쓸 법한 음향장치들이었다. 수 십대의 장치들이 내는 음악소리는 손님들로 하여금 옛날 감성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가게 곳곳에선 마이클 잭슨, 아델 등 유명 가수들의 LP판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가게에 흘러나오는 노래와 인테리어를 보고 있자면 지금 대학생들이라면 경험해본 적 없는 90년대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그 때의 향수 때문일까 4∼50대 직장인들의 방문도 줄을 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쯤 가게를 방문한 박희수(45·해운대구) 씨는 "회사를 마치고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맥주 한 잔하기 위해서 방문했다. 다소 생소하고 시끄러운 요즘 노래가 나오는 다른 곳보다 우리에게 익숙하고 잔잔한 음악이 나와 끌렸다"고 말했다.
가게의 매니저 이현규(27·해운대구) 씨는 "새로운 종류의 음악 혹은 과거의 향수에 이끌려 다양한 세대의 손님들이 방문한다. 주말엔 DJ가 나와 신청곡과 사연을 받아 음악을 재생해주는데 다양한 사연이 나와 듣는 재미가 있다. 과거에 사연이 있었던 노래를 신청해 회상에 잠긴 모습들을 볼 때 뿌듯함이 느껴진다"고 가게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음악은 대중이 만들고 작곡가는 그를 배열할 뿐이라는 말이 있다. 대중들의 이런저런 추억이 모여 그 음악만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그 덕분에 음악엔 다른 예술과는 다르게 추억, 낭만을 담을 수 있다. 하루의 피로함을 내려놓고 LP의 이야기에 집중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순간을 평생 담아내는 사진

`하나∼ 둘∼ 셋∼ 김치!' 과거 사진을 찍을 때 한 번에 많은 사진을 찍지 못해 제대로 된 포즈를 잡기 위해서 이 말을 한 번 쯤은 해봤을 것이다. 지금보단 현저히 낮은 화질,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필름사진만의 매력은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의 보급이 활발해짐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을 사는 사진, 톡득한 사진이 관심을 끌고 있다. 많은 종류의 촬영기법, 필터들이 사용되었지만 결국 최종 승자는 `흑백·필름사

진'과 같은 로파이 사진들이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다보니 로파이 기풍을 활용한 상품들이 줄지어 출시되게 되었다. 코닥(KODAK)과 후지(Fuji)필름은 우수한 필름카메라 기술을 스마트폰에 도입시켰다. 빛바랜 색감과 사진 구석에는 촬영날짜가 찍혀 나오기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필름카메라로 촬영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필름사진 같은 느낌을 살릴 수 있고 사용법도 간단해 200만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기도 해 로파이 사진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필름사진의 유행 덕분에 흑백사진도 같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흑백사진만 취급하는 사진관의 숫자가 늘어나는 모습이 요즘 트렌드를 대신 설명해준다. 다른 사진과는 다르게 오직 검정과 흰색만으로 인화되어 정제된 느낌을 준다. 우리 학교 주변에도 과거를 그대로 간직한 국제시장에 흑백사진만의 감성을 찍어내는 `그리다' 사진관이 있다. 예술을 하는 청년들에게 꿈을 펼치도록 공간을 제공해주는 609청년몰에 있는 사진관은 2∼3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다. 사진관 안에는 이전에 방문했던 사람들의 사진이 여럿 보인다.

사진관의 작가인 이호영(32·연제구) 씨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특유의 감성을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어서 흑백사진관을 운영하게 되었다. 흑백 필터를 활용한 디지털사진도 촬영이 가능하지만 80년대에 쓰던 고전 필터를 활용한 사진도 촬영이 가능하다"고 그리다 사진관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한 부부가 와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 부부가 아이를 낳고, 또 그 아이가 커서 재촬영을 했다. 세대가 변하는 것을 직접 담을 수 있어 뿌듯했다"고 사진관만의 이야기를 하며 미소 지었다. 사진관이라기에는 다소 협소한 공간이었지만 인화된 사진으로 본 그 공간은 사람들의 이야기 때문일까 한없이 넓어보였다.
로파이 문화는 단순한 과거에 대한 향수나 로망이 불러온 것이 아니다.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화질과 음질이 높은 작품이 계속 나오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런 당연함보다는 새로운 것을 추구했고 그 도착점이 로파이 문화였다. 학업 혹은 일에 치여 지친 지금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보단 새로운 감성으로 그를 치유해보는 것은 어떨까. 멀지 않은 우리의 일상에서 젖어든 그 감성에 빠져보자.    박기현 기자

ⓒ 동의대신문(http://www.deupress.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최근 인기기사
[주목, 이 책!]
인사발령
인물 소식란
효민인들의 활동
얼굴을 찾아라〈190〉 달리기로
[선거] 제35대 총학생회-정:이
[선거] 총동아리연합회-정:문정환
[선거] 한의과대학-정:임광혁(한
[선거] 예술디자인체육대학-정:안
[선거] IT융합부품소재공과대학-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14-714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엄광로 176번지 동의대학교 상영관 3층 동의언론사 신문편집국
Tel 051-890-1792~3 | Fax 051-890-1819
Deupress.or.kr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2008 동의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upress@de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