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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대]대학가의 아픈 손가락
2018년 03월 12일 (월) 22:59:02 박나연(한국어문학·2) deupress@deu.ac.kr

내가 자취하는 주변에는 사람보다 고양이가 많이 보인다. 애완동물을 키워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도 몰래 키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방학 때 부터 `크고 보니 귀엽지 않다', `본가의 부모님이 엄해 데려갈 수 없다'라는 이유로 버려진 고양이들이 길 밖에 나다니는 것이 보였다. 닭 뼈를 씹어 먹으면서 꿋꿋하게 자란 녀석들은 발정기를 맞으면 아기처럼 울어 많은 사람들이 잠을 설쳤다. 밥을 주러 가면, 동네 아저씨들은 `구청에 신고해서 잡아가라 할 거니 정 붙이지 말라'며 윽박지르기도 했다. 고양이를 싫어하든 좋아하든, 마을에서 고양이는 `사람이 책임지지 못한' 생명이며 불량한 막냇자식이자 아픈 손가락이었다.
우리 학교에도 고양이가 참 많다. 볕 좋은 날이면 얼굴이 익숙한 아이들이 나와서 해바라기를 하며 꾸벅꾸벅 졸거나, 치고받고 노는 게 보인다. 대체 이 많은 고양이들이 다들 어디에서 왔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 학교까지 와 버리는 수고를 하진 않았을텐데. 아마 오며가며 챙겨주는 학우 분들이 있으니 고양이 사이에서 동의대가 살기 좋더라고 소문이 난 모양이다. 그러니 이렇게 몰려왔을 테다. 우리 사회에서 `길고양이 밥 주기'는 분명 뜨거운 감자다. 작년에 들었던 수업중에서 이 주제로 토론을 했음에도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고양이를 싫어하는 학우에게 조심스레 부탁하고 싶다.
`사람도 올라오기 힘든 동의대 언덕길을, 버스도 못 타는 고양이 녀석들이 살겠다고 걸어 올라왔거든요. 우리처럼 힘겹게 등교해 온 녀석들이니, 어여쁘진 않더라도, 부디 여엿삐 여겨 주실 순 없을까요'
                                                                                  박나연(한국어문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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