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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시대, 그에 대한 기대와 갈등
임금 뿐 아니라 노동자들을 위한 전반적인 사회 기반 구축 노력 필요
2018년 03월 12일 (월) 22:24:10 이은지 기자 dldmswl550@naver.com

최저임금이 작년에 비해 16.4%가 인상되었다.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면서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 당 7,530원이다. 아르바이트의 주 대상층인 20대에게 최저임금의 인상은 큰 관심사안 이다. 이를 고려해 최저임금제 인상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과 관점을 듣고 보기 위해서 이번 신문에서 다루었다. 〈편집자주〉

   
 

인상을 바라보는 시선 나뉘어
이론과 시장의 온도차 존재

-최저임금과 인상의 파급력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 달라'1894년, 뉴질랜드에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다. 30도가 넘는 공장에서 하루 14시간 이상을 일하던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로환경에 항거해 하나 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일정 임금 이상을 받고 일할 수 있도록 보호받을 수 있는 최저임금제가 탄생했다. 최저임금제는 덴마크·핀란드·노르웨이와 같은 선진국 중에서도 아직 도입하지 않은 나라가 있을 정도로 얻는 것과 잃을 것이 많은 양날의 검이다.
우리나라는 1953년에 최저임금제를 처음 도입하려고 했지만 경제상황이 녹록치 못한 까닭에 상당기간 유보되었다가 1988년 1월 1일 부터 시행해서 유지해오고 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 언론에서는 어떻게 공약을 이행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문 대통령은 당선된 이듬해에 최저임금을 16.4% 올렸다. 그 결과 2018년 의결된 최저임금은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이며, 순수금액만 따져보았을 때는 최고 금액이다. 이 인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중위권에 머물던 최저임금은 선진국의 수준으로 오르는 등 변화들이 생겨났다. 이 변화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일까.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대되는 바는 ▲임금격차를 줄여 공정한 사회 형성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 개선 ▲높아진 가계소득으로 소비확대와 고용증대 가능으로 이어짐 총 3가지이다. 각 취지가 발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 소견은 각각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로 `계층 간의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임금격차는 상·하위 10% 집단의 차이를 이용해 측정하는데,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이용된다. 집단 간의 차이가 작으면 한 국가가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게 되고, 집단 간의 차이가 크면 빈부차이가 생겨서 성장률이 떨어진다. 빈부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는 교육, 의료 복지 등과 같은 권리에 차등이 생겨짐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지수는 매년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2014년 기준 OECD에서 4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저임금 노동자들의 월급이 높아질 수 있으며 소득 격차를 줄이는데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의견이 있다.
 반대편 입장에서는 소득격차와 최저임금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나라는 임금이 아닌 부동산과 같은 `소유자산'에 의해서 계층이 나뉘어있는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0년 동안 임금은 6배 올랐지만 임대료는 임금 상승치의 43배였다. 계층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이 아닌 불로소득에 관련한 법을 제정하여 자본이 순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 `열악한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노동자, 특히 아르바이트생의 처우는 열악했다. 아르바이트 관련 민원사항 2,267건 중 임금체불 1,552건(68.4%)과 최저임금 위반 253건(11.1%)같은 임금문제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정부는 인상된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고 위반하는 사업장을 집중단속 할 계획이다. 단속이 강해지면 위 두 개의 민원이 해소될 수 있고, 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될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편법이 생겨나는 것까지 막을 방법은 없다. 업무량은 기존과 같은 상황에서 시간만 줄여서 노동자의 업무 강도만 키우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신세계그룹은 노동자를 배려한다는 명목 하에 노동시간을 주 40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했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될 것이 예상되는 2020년에 183만원만 지급해도 위법되지 않는다. 기존 40시간을 유지한다고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209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임금이다. 노동자민중당과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근로시간을 줄인 만큼 신규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마트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더 세졌다"고 비판했다. 대기업이 꼼수를 부리면 노동자를 기만하는 중소기업들까지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세 번째로 `고용증가로 실업자가 해소됨'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앞서 의견보다 더욱 분명하게 입장차이가 존재했다. 크게 의견이 나뉘는 까닭은 기간을 얼마로 잡느냐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증가 된 가계소득으로 소비확대가 이루어지고 사회가 활성화 되어 고용증대가 이루어지는 것이 맞다.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고용주에게 많은 혼란이 야기된다. 학교 밑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인건비를 다 대줄 수 없어서 사람을 적게 쓰게 되었다"며 임금부담을 느낀다고 밝혔고, 알바천국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이 인상된 최저임금에 부담을 느껴 무인기계를 도입하거나 그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즉 고용축소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선례에서는 놀랍게 두 가지 결과가 모두 나왔다. 독일은 최저임금이 7유로에서 8.5유로(2015년 기준)로 오르면서 정규직이 대거 늘어났고, 프랑스는 한 때 35∼40%의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청년노동자가 감소해버려 한동안 노동시장의  균형이 깨져버린 사례가 있었다.


전문적인 독립 기관의 필요성 대두
영세업자·중소기업도 생각해야

-노동자의 행복 위한 약속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찬반을 나누어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시장에 미치는 정확한 실효를 알기위해서는 지금 당장보다는 몇 년을 더 분석해야한다는데 공통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변하는 상황을 준비하는 정부와 사회의 태도에 대해서 더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계획하고 있는 정부는 매년 15%이상 급격하게 임금을 올려야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후에 생길 부작용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힘을 모으고 있다.

 그 힘은 바로 최저임금 부담능력이 충분하지 못한 영세업자를 위해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이다. 최저임금을 못 받는 노동자의 83%가 30인 미만 사업체라는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지원 대상을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로 정했다. 상용노동자를 고용하는 경우 1인당 월 13만원씩 지급하고 기타 경우 지원금이 달라진다. 예외적으로 경비·청소원 고용 사업주는 30인 이상도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취업계층의 실업자도 방지한다. 지원금은 되도록 당일지급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 사업주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최대한 덜어준다. 동시에 물가가 동요되지 않도록 다른 힘도 가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물가가 오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물가대책종합상황실을 운영해 현장점검 및 단속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고형권 차관은 "물가인상 요인을 최소화하는 한편, 특별한 인상요인이 없음에도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요인 대비 과다하게 가격을 인상하는 등 편법적인 가격 인상 사례를 방지해 인플레 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물가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며 물가가 동요되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

 임금은 하방 경직성이 있어서 한번 올라가면 다시 내려가기 어렵고, 정부의 재정지원은 마냥 지속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이기에 지속성이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위 지원들이 일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정부에 따라서 방향이나 지원비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효력이 있는 또 다른 정책을 정부와 여·야당, 그리고 시민이 함께 강구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메뉴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은 매해 최저임금위원회 소속의 27명의 위원(노동·기업·정부의 각 9명씩)이 상의해 6월 29일까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제출하고, 최종심의를 8월 5일까지 결정한다. 하지만 역대 위원들을 보면 대학교수, 회사 대표이사 등 대부분 본업이 다른 직업인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때문에 보다 이 분야에 특화되어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로 위원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체계적인 분석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시행착오를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더불어 기관의 독립성도 유지되어야 한다. 한 노동 분야 전문가는 "정부는 공익위원을 통해 최저임금 결정과정에 개입하면서도 그에 대한 책임은 위원회가 덤터기를 쓰는 구조"라고 지적한 바 있으며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권시절,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최종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독립 기관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된다.

 다음으로는 소규모 기업체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은 적은 자본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하는 영세업자와 중소기업이다.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98.7%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현실을 투영한다면, 이들이 부담해야하는 타격은 매우 크다. 더군다나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법을 개정하며 초과근무 수당은 현행 유지를 했다. 주문량을 기한에 맞춰 생산하기 위해서는 초과근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추가업무 수당에 총 8조 원 가량의 비용 부담이 예상되며 부담감은 더해졌다. 정부는 영세업자와 중소기업을 도울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전반의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사회문제는 복합적인 이유로 나타나기에, 최저임금 인상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저임금 노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임금의 문제 뿐 아니라 교육, 주거, 복지에 관련된 사회적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어야 노동자들의 생활을 보장하기 용이해진다. 또 정부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간접적 지원 정책도 함께 펼쳐가며 사회적 기반을 탄탄하게 해야 한다.

 '최저임금 못 받는 노동자 비율 1위', `우리나라 노동자권리지수, 세계 최하위', `노동조합 만들려고 분신' 부끄럽지만 우리의 현 주소이자 직시해야 할 문제이다. 노동자는 임금을 받은 만큼만 일하는 사람이다. 우리사회에서 값싼 임금으로 노동자의 열정을 사는, 열정페이는 근절되어야 한다. 노동자가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 타성으로 들을 말이 아니다.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 훈풍이 되어서 얼어붙은 한국 노동시장을 녹일 수 있기를 바란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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