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4 화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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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지 않기에
2017년 11월 13일 (월) 18:28:11 김승애 편집국장 cute_44444@naver.com

방금 우리가 주문한 피자로 인해 정신을 잃을 지경이다. 난 이 피자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실제로 이 피자도 날 사랑해줄 거라고 믿는 환각 상태에 빠져버렸다. 나는 이 피자와 연애를 하고 있었다. 거의 불륜이나 다름없는 연애를.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라〉 중에서.
꽤 정신없이 살고 있다. 잠을 충분히 자본 게 언젠지, 솔직히 모르겠다. 혼자서 속으로 병원에 가볼까? 생각했다. 얼마 전 친한 지인이 정신과를 찾았다. 그녀는 우울하다기보다 무기력감을 너무 많이 느낀다기에, 병원을 찾아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내가 제안했다. 병원에서 그녀에게 내린 처방은 제 때에 밥을 먹으라는 것이었다. 평소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편이던 그녀는 식사 시간에 맞춰 밥을 먹기 보다는 배가 고플 때 챙겨먹었다. 의사는 그녀에게 규칙적인 식사부터 연습할 것을 권했다. 잠도 피곤해서 자는 게 아니라 잘 때가 되면 자는 거랬다. 피곤할 때까지 깨어 있다가 잠이 드는 나 역시도 이 얘길 전해 듣고는 속으로 무지 뜨끔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고대 로마의 시인인 유베날리스의 말이 있다. 난 건강하지 않은 신체를 가진 게 분명하다. 그러니 건강한 정신을 가지지 못하는 거다. 물론 건강하기만 한 것들은 매력이 없다. 그러나 어떠한 욕구를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건강해야하는 것은 맞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인생이 무엇인지 아는 나이란 없다. 알 법도 할 것 같다는 순간, 우리는 겪어보지 못한 어색한 상황 혹은 위기에 마주하고 또 그렇게 인생을 배워간다. 쌓아올려진 경험들은 우리 인생을 결정하기에 누구 하나 똑같은 삶은 없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알게 되는 그 순간까지 다다르고 싶지 않다. 그 순간이 오기 전에 먹고 기도하고 사랑할 것이다. 제 때에 맞춰 먹고, 사사로운 것들에 감사하는 기도를 올릴 것이다. 스쳐가는 것들이 스쳐가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겨울이 다가옴에, 눈길로 따스히 잡아두어 그것들을 사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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