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4 화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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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전통, 음식, 그리고 사람이 있는 곡성을 다녀오다
2017년 09월 01일 (금) 13:51:49 이은지 수습기자,박동재 수습기자 dldmswl550@naver.com
   
곡성의 사성암

기암절벽에 새겨진 불교 정신
구례군에 위치한 오산의 굽이진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벼랑에 선 사성암을 만날 수 있다. 사성암은 절벽 위에 위태롭게 세워져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절이다. 바위를 뚫고 나온 듯한 `약사전'과 바위 위에 살짝 얹어 놓은 듯 단아한 `대웅전'은 산과 하나된 고운 자태로 자리해있다.
4명의 고승인 원효대사, 의상대사, 도선국사, 진각국사가 수도한 곳이어서 이름 붙혀진 사성암은 그 이름에 걸맞은 특별한 사연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풍경이 있었다. 사성암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약사전'과 `도선굴'이다. 약사전은 약사불을 봉안하는 불전 중의 하나이다. 약사불은 석가모니불·미륵불·아미타불과 함께 4대 신봉불로 불린다. 예로부터 신앙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현세의 고통을 없애주고 질병을 낫게 해준다는 약사불에 대한 믿음은 사람들이 `약사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이유가 되었다.
산왕전 왼쪽에 위치한 도선굴은 도선국사가 참선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한사람이 걸을 수 있는 통로라 몸을 굽혀 굴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도선국사가 참선했던 자리에 켜져있는 촛불을 지나면 엄숙하면서도 고요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도선굴에서 나와 아래세상을 바라보면 고요히 흐르는 섬진강, 구례 그리고 곡성평야가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온다. 우리의 발밑으로 펼쳐진 강과 평야를 보고 있으면 여름의 무더위도, 답답한 마음도 다 잊을 수 있다.
사성암은 불교인이 아니더라도 반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이 있다. 이곳에는 사찰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넓은 마당이 없어서인지 웅장한 멋스러움보다 차분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도선굴을 나와 바라본 풍경, 기암절벽의 절경과 한눈에 펼쳐지는 구례, 곡성평야, 멀리 보이는 지리산자락은 우리로 하여금 바삐 움직이기만 하던 생활에서 벗어나 차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곡성의 태안사

천년의 고찰이 담겨있는 안락함의 역사
전나무가 일렬로 뻗어있는 태안사는 여느 절보다도 더욱 더 자연이 우거져있는 곳이다. 그 명성에 따라 태안사는 오동나무 속과 같은 계곡에 위치한다고 해서 동리산 태안사라고 했다는 말이 있다. 뜨거운 여름날에도 태안사에는 곳곳에 쉬어갈 곳이 많아 즐겁게 사찰구경을 할 수 있다.
태안사를 걷다보면 가장 먼저 만나는 구조물은 능파각이다. 이 능파각은 계곡이 흐르는 곳 위에 자리를 잡아서 더운 여름날에 쉬어가기에 적합하다. 또 흐르는 계곡물이 죄를 씻겨준다고 하는 속설이 있어서 죄인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는다는 말이 있다.
능파각을 지나쳐오면 태안사 대웅전을 만나볼 수 있다. 대웅전에서 한국전쟁 당시 경찰병력이 북한군과 유격전을 벌여 전적을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전쟁물자는 보급이 끊긴 상황에서 북한군의 기습보복으로 48명의 경찰들이 전사했다. 따라서 태안사는 매년 8월 6일이 되면 위령제를 지내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찰이다. 또한 태안사는 통일신라 구산선문의 하나였던 동리산파의 본거지이기도 해서 거쳐간 사람으로는 정화스님과 조태일 시인이 있다.
태안사에는 보물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보물로는 태안사 동종이 있다. 보물 제1349호로 지정되어있으며 금 400근이 들어있다고 전해진다. 그 외 혜철스님의 사리를 모신 승탑인 적인선사탑,광자대사탑 등이 있다. 태안사는 정유재란으로 한 번 소실되었고 한국전쟁으로 또 소실되어서 거의 대부분의 건물이 복원되었다. 복원되지 않고 원상태를 유지하는 건물로는 일주문과 능파각, 보제루, 선원, 미타전(염화실)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태안사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이 우거져있는 사찰이라는 점이다. 태안사의 도로는 아직 포장되지 않아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다. 큰 편안함이라는 태안사의 이름처럼 태안사에 방문해서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이은지 수습기자

맑은 타종소리가 울리는 지리산 언저리
지리산이 품고 있는 화엄사는 문화재가 많아 `지리산의 보물창고'로 불린다. 지리산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고도가 높아 봄이 늦게 찾아오는데, 늦은 만큼 피우는 꽃이 이쁘다. 때문에 화엄사는 전국의 4대 매화 중 하나의 장소로서 자리를 잡고있다.
지리산의 보물창고라는 명성에 걸맞게 화엄사는 국내 최대 목조 건축물 각황전과 홍매화, 연기조사의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담긴 사자삼층석탑 등의 문화재가 많다. 역사 속 이야기를 유추하며 화엄사 곳곳 조상의 지혜가 담긴 건축 양식을 감상하는 것도 화엄사를 둘러보는 한가지의 재미이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구조물로는 화엄사의 보제루이다. 보제루란 부처님의 법문을 들려주어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으로 만세루·구광루 라고도 부른다. 화엄사 보제루에는 좌우 두 각이 있다. 범종각은 범종을 위한 것이고, 운고각은 북을 위한 것이다. 범종은 왜군이 일본으로 가져가려고 섬진강을 건너가다가 배가 전복돼서 강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화엄사에 보제루를 지은 목적은 다른 보제루와는 다르게 승려와 신도들이 집회를 하기 위해서 라고 한다.
보제루와 더불어 유명한 건물로는 각황전이 있다. 각황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전으로 유명한데, 법당 안에 3불 4보살이 모셔져 있다. 각황전의 뜻은 부처님을 깨달은 왕이라는 뜻과 숙종에게 불교 사상을 일깨워 주었다는 두 개의 뜻이 있다. 각황전 앞 석등 역시 우리나라 석등 가운데 가장 큰 석등이다. 간주석은 통일신라시대의 석등인 팔각기둥과는 달리 북처럼 배가 부른 형태로서 특이하다고 전해진다.
지리산의 화엄사는 일출과 일몰 전, 지리산 자락을 울리는 타종 소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생명의 근원이 살아 숨 쉬는 지리산의 경치와 깨끗한 공기를 느끼며 화엄사의 종소리 아래서 힐링해보기를 권한다.

 

멋스런 문화와 고결한 문학이 공생하는 골짜기 마을
전남 곡성과 경남 하동에는 자연경관만큼이나 다양한 볼거리가 발달되어 있다. 볼거리는 크게 문화와 문학으로 나뉜다. 문화에서는 `기차마을', `운조루', `화개장터'가 있고 문학에는 `조태일시문학기념관', `박경리문학관'이 있다. 자연과 어우러져 더욱 멋스런 곡성의 문화들을 살펴보자.

   
곡성의 기차마을

과거와 현재가 마주하는 문화의 장터
5월 장미축제로 유명한 기차마을은 역사가 깊은 마을이다. 1998년 전라도 복선화 공사가 진행되었고 이 공사로 인해 구불구불한 철로들이 폐선 되었다. 이에 곡성역부터 압록역까지의 철로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 이 폐선을 보존하여 관광지로 만든 것이 바로 기차마을이다. 마을 안에 놀이동산을 개장하고, 생태체험관을 만들어 어린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 남녀노소 즐길 수 있게 재탄생했다. 또한 철도를 따라 달리는 증기기관차와 여러 종류의 꽃이 피어있는 꽃산책로는 기차마을의 볼거리다.
기차마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섬진강을 바라보며 4㎞를 달리는 레일바이크이다. 도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단번에 풀어준다.
구례 운조루는 조선 영조 때 당시 삼수부사를 지낸 류이주가 세운 집으로 99칸의 저택이었다. 지금은 73칸만이 전해지는데, 운조루는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있다. 운조루가 몇 백년이 지난 지금에 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신념은 바로 `누구든 능히 열수 있다'는 타인능해의 정신이다.
조선의 부자였던 류이주는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쌀 두 가마 반이 들어가는 뒤주 아래에 구멍을 내고 마개를 만들었다. 배고픈 사람은 언제든지 이 마개를 열고 쌀을 가져갈 수 있게 했다. 타인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는 자세는 갑질문화가 팽배한 요즘 우리가 배우고 행해야 하는 교훈이다.
박경리 소설의 `토지'와 김동리 소설의 `역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화개장터는 인기가요의 소재가 되면서 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시장의 상인 대부분이 하동사람이었지만 최근에는 전남과 구례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영호남 화합의 장터가 되었다. 시장 내에는 정자나무인 화개루가 있어 오가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으며 `화개장터'가요를 불렀던 조영남의 동상이 있다. 이 동상은 화개장터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동상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 서 있었다. 곡성을 방문하면 시간을 내어 지리산 산자락에서 나는 약초나 지역특산물로 가득한 화개장터에 방문해보길 바란다.

   
하동의 토지문학관

문학가의 고뇌가 담긴 문학관에서
곡성에서 태어난 조태일시인은 `아침선박'이라는 시로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시인으로 등단 후에 교수가 되었지만 평탄한 삶을 지향하지는 않았다. 민주주의를 외치다 투옥되기도 하고 계엄해제를 요구하는 활동을 펼치기도 하였다. 이러한 시인의 순수성을 기리고자 곡성은 조태일 시인의 기념관을 만들었다. 건물 내부에는 시인이 작고하시기 전에 쓰셨던 유품이 있고, 벽에는 시인의 시들이 걸려있다.
기념관 바로 옆 건물에는 시집전시관이 있어서 책들을 읽어볼 수 있다. 산 속에 위치한 시문학기념관은 주변의 경치만큼이나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이다. 방문해서 조태일 시인이 가졌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길 바란다.
박경리문학관은 대하소설 `토지'로 한국문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던 박경리 소설가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장소이다. 문학관 내부에는 토지를 집필했을 때 사용했던 유품들이 전시되어있다. 글을 쓰며 마셨던 커피나 투병생활을 위해 먹었던 약품들을 보면 작가의 고뇌가 느껴진다. 외부로 나와 보면 박경리 소설가의 동상이 있는데 고인이 작고하시기 전에 하신 말씀이 새겨져있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라는 말이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지향점을 알려주는 장소이다.
또한 박경리문학관 바로 옆에는 드라마 `토지'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최참판댁세트장이 있어 함께 방문하기에 좋다. 최참판댁 세트장에는 그동안 TV에 방영된 드라마들을 소개해놓은 공간과 서예장인이 무료로 가훈을 적어주는 체험장이 있어서 지루하지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TIP! 곡성음식 차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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