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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제레미 리프킨, 「육식의 종말」 우리의 밀밭을 그리며
2017년 05월 17일 (수) 11:48:17 정혜경(문학인문교양학부)교수 deupress@deu.ac.kr

환경 철학자로도 불리는 제레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을 통해 인류의 육식문화를 역사적,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일어난 가장 극적인 변화로 곡물이 인간을 위한 식량에서 가축을 위한 사료로 전환된 것을 들었다. 또한 쇠고기 소비가 사회 정의와 평등의 차원으로 확장된 것임을 세세히 밝히고 있다.
그는 신화적 존재로서 숭배 받던 소가 기계의 부품처럼 길러지고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생태계 파괴와 사막화 등의 심각한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키는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인류의 역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문화권 절멸과 식량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유발하여 수십억 인구가 기아에 허덕이게 하는 주범이 바로 목축업이라는 사실도 고발한다. 결국 「육식의 종말」을 통해 육식 문화를 초월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원상태로 돌리고 온전하게 만드는 혁명적인 행동이라 규정함으로써 새로운 인류의식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반기를 들고 적극 반대의견을 펼치는 이도 존재했다. 방대한 참고문헌을 통해 자신의 논지를 내세우고 있음에도 과학자들은 저자가 과학적 사실의 검증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들은 육식 동물 때문에 빈곤이 생겨나는 것도 아니며 소가 먹는 곡식으로는 기아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반박들에도 저자의 주장은 생태계와 자연환경을 별개로 여기던 많은 사람들에게 육식의 섭취를 다시금 돌이켜 보게 만들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삶이 변화했을 만큼 「육식의 종말」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저자의 대안 있는 비판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와 이를 위한 우리의 행동을 강하게 촉구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의 논리와 결탁한 인간의 탐욕이 지배하고 있다. 자본의 논리와 가치 앞에서 정신적 가치는 폐기처분 될 지경에 이르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육류 소비에 관한한 폭식의 수준에 이르고 있지만 지칠 줄도 모르고, 반성 할 줄도 모르며 내닫기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되는 것이고,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살코기를 더 많이 얻기 위해 닭의 부리를 잘라내고, 잔혹한 고문과도 같은 돼지의 사육과정을 외면한 채 육식을 즐기고 있기에 우리의 반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중국의 산업 발전과 성장 욕망이 미세먼지의 폭격이라는 대재앙으로 우리에게 덮쳐오는 오늘, 정화 능력이 최고라는 밀밭이 그리워지는 것은 다 죽어버린 사대 강의 녹조와 함께 더 안타깝게 다가선다. 곡물 수입이 80퍼센트에 육박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욕망은 반드시 점검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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