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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전국 고교생 백일장 시 부문 장원
2016년 06월 09일 (목) 15:17:31 전진숙(김해중앙여고·3) deupress@deu.ac.kr

 <아래>

 상류서부터 타고 내려온 모래와 흙과 자갈이
쌓여 만들어진 곳
그곳은 우리의 오랜 집이다
그것들은 아래로 향할 때
결코 혼자 내려오는 법이 없다
온 도처에 흩어진 것들과
한데 뒤섞여 부피를 늘린 뒤
아래로 향할수록 더더욱 세지는 물살을 타고
그렇게 내려온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 뿌리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낚시를 간 날이면
매번 빈 양동이만 들고 돌아왔던
아버지는 말했다
쓸만한 건 저 위에서 이미 다 잡혔어
굶주린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오래 전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또 그 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쓰러지는 날까지 물가를 향해
미끼도 매달지 않은 낚싯줄을 던졌다
우리는 그 지친 몸짓을
어쩌면 우리가 이 땅에 뿌리내린 뒤부터
한없이 반복되었을 그 굴레를 바라본다

나는 낚싯대를 들고 물가에 선다
모래와 흙과 자갈, 그리고 온갖 것들이 쌓인 곳에 서서
적조와 녹조가 뜬 바다와 강을 향해
낚싯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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